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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초점

[권오승] 2006 KOSTA/USA를 기대하며

이코스타 2006년 6/7월호

시대정신이 더욱 절망적으로 되어 가는 이 때에,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편견, 편가름, 이기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 갈 수록 참 소망과 화해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간절해지는데, 우리가 이러한 수렁으로부터 빠져나갈 길을 과연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셨던 일에 주목하게 된다. 스스로가 하나님께 드리는 화목제물이 되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화목하게 하시고,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막힌 담들을 헐어버리신 주님의 모습에서 가슴벅찬 소망을 발견한다. (KOSTA/USA-2006 주제문에서)

작년 20주년을 맞았던 KOSTA/USA는 “Korean Student Diaspora” 라는 새로운 파라다임(paradigm)을제시한바 있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지난 20년동안 KOSTA/USA는 복음, 민족,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세가지 핵심 가치(core value)로 미국내 한국 학생들을 섬겨왔다. 이제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면서 하나님께서 KOSTA/USA를 통해서, 미국내의 한국 학생들을 통해서 어떠한 일들을 하기시 원하시는지 그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자 고민하며 도출해 낸, 새로운 화두였다.

2005년 KOSTA/USA에서는 시카고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두개의 연례 수양회 (annual conference) 뿐 아니라, 코스타 집회의 조장 훈련 프로그램인 jjKOSTA, 웹진(webzine) eKOSTA 등 다양한 사역을 통해서 그 내용들을 나누고 선포하고 고민하였다. 지난 1년 동안 하나님께서 드러내어 보여주셨던 것들은 참 가슴 벅찬 것이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공부하러 와서, 학업을 마치고 조국으로 돌아가 조국 교회와 사회를 섬긴다는 기존의 섬김의 凋응?뛰어넘어, 현재 미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Korean Student Diaspora 들이 조국과 미국, 선교지 혹은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어느 곳이든지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내는 나그네 (sojourner)로서 살아간다는 새로운 정체성(identity)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를 통해서 우리를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과 우리의 사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 부르심을 향하여 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부르심을 성취하는데 가장 큰 장애는 어떤 것일까. 어쩌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러한 질문들이 다시 던져졌고, KOSTA/USA를 섬기는 사람들은 그것이 화목케 하는 것 (reconciliation) 이라는 생각을 구체화 하게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자신을 바라보았을때 우리의 모습은 결코 건강하지만은 않았다. 이기적 배타적 본성에 빠져 타민족에 대한 멸시와 배척, 이데올로기적 편가름, 관용과 사랑을 상실한채 화석화되어버린 우리의 신앙, 기득권에 안주하는 혹은 기득권만을 추구하는 성공주의등은 그리스도가 스스로를 십자가에서 희생하시며 우리고자 했던 화목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번 KOSTA/USA-2006 집회를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다음과 같은 은혜를 부어주시길 소망한다.

첫째, 우리에게 화목의 근원이 될만한 그 어떤 것도 있지 않음을 발견하고 애통해하는 눈물이 있기를 바란다. 세상의 성공주의 배금주의적 가치관에 오염되어 있는, 철저하게 이기적이 되어버린 우리의 신앙의 천박함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망가진 모습을 보며 함께 가슴을 치는 일들이 있기를 바란다. 이 일은, 우리의 적나라한 현재의 모습이,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찢으시면서까지 그리스도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화목의 모습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는 것을 조명할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하나님과 우리를 화복하게 하기위해 하나님께서 치루셔야 했던 값(cost)가 얼마나 큰 것이었나 하는 것, 얼마나 하나님께서는 그 화목을 이루기 간절히 원하셨던가/원하고 계시는가 하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둘째, 우리가 화목케하는 사람(reconciler)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것이 전제되어야함을 실제적, 구체적으로 깨닫기 원한다. 우리안에 존재하지 않는 화목의 근거를 찾아 헤멜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치루신 그 위대한 사역앞에 철저히 우리 자신이 엎드려져야 할 것이다. 혹시 아직 그 화목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다 성취된 십자가의 사랑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바로 그 화목의 장으로 나아올 수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란다. 매년 수많은 귀한 청년-학생들을 그리스도께 이끌어오는데 하나님께서 이 집회를 사용해 오셨듯이, 금년에도 바로 그런 은혜를 부어주시길 기도한다. 단 한 사람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수 많은 자원과 물자를 사용해서 그 사람을 위해 이 사랑의 메시지를 외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셋째, 우리가 화목하지 못하고 쌓아왔던 많은 벽들을 발견하기 바란다. 작게는 우리 가족, 친구등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형성된 벽들로 부터 크게는 우리가 타민족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 다른 정치적 사상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정죄등에 이르기 까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 많은 벽들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길 소망한다. 특별히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우리 유학생들과 이민청년-학생들이 특별히 가지고 있는 벽들을 발견함과 동시에, 우리를 타문화에 흩으신 하나님의 뜻이 이러한 벽들을 허물기 위함이 아닌지를 묻는 시간이 되기 원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화목에의 사명이 하나님의 간절한 소망임을 깨닫고 그 앞에 헌신하는 일들이 있기 기도한다. 아직 하나님과 화목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나아가기로 결단하는 모임이 되기 원한다. 하나님께서 이 집회를 통해서 발견하게 하신 우리 안의 벽들을 가슴아파하며, 그것들을 허물기로 결심하는 일들이 있기 원한다. 그리고 이 화목의 메시지를 듣지 못한 전 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이 화목의 메시지를 전하기위한 헌신이 있기를 원한다.

우리의 준비가 어떠하든지 간에 하나님께서 일하시지 않으면, 이 집회에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21년간 신실하게 코스타를 통해서 청년-학생들을 불러모으시고 일깨워오신 하나님을 바라보자. 그리고 금년에 또다시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를 향한 그분의 뜻을 깨닫고 그 앞에 순종하는 또 한번의 축복의 잔치를 기대하며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