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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과 예배/이유정의 예배를 이야기하자

[이유정] 한류가 주는 메시지


최근 대중음악 프로듀서인 친구가 파리에서 개최되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공연 차 함께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획사 스태프도 아닌 그가 함께 동행한 이유는 K-POP 시장에 자신의 곡을 계약 하려는 유럽 작곡자들과 퍼블리셔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괜찮은 작곡자들을 픽업하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세상이다. 자존심 강한 유럽의 팝 시장이 한국의 대중음악계에 손을 벌리는 시대가 도래 했다. 풍부한 역사와 전통에 대한 긍지로 타 문화에 배타적인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K-팝 신드롬이다.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 간 열린 SM타운 콘서트가 14,0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f(x) 등 SM 소속 아이돌 그룹의 공항 입국부터 공연장에 이르기까지 현지인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광은 상상을 초월했다.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태극마크 머리띠를 두르고, 한글 셔츠를 입고, 한글 랩 가사를 따라 불렀다. 노래, 춤, 외국어로 무장한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열광케 하는 역사적인 현장이었다. 행사가 끝나자 마자 르 피가로와 르 몽드 같은 현지 유력 언론지 들은 이번 공연을 ‘한류, 파리 제니트 공연장 강타’ ‘유럽을 덮친 한류’ 등으로 표현했다. 세계적인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도 K-팝을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운동”으로 해석했다.

홍보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유럽에 일어나는 한류 돌풍의 원인을 파리의 이상언 특파원이 5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첫째, K팝이 사랑, 우정, 이별 등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을 경쾌한 멜로디로 현대화 한 것이 적중했다. 둘째, 국경을 초월한 인터넷 문화(YouTube, SNS 등)가 주요 동력이다. 셋째, 한국영화가 K팝 확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넷째, SM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형 기획사들의 매니지먼트 전략도 한류 붐을 일으키는 힘이다. 다섯째, 다른 유럽 국가보다 프랑스에서 한류 열성팬이 많은 것은 팬들이 조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문화 동호회 ‘코리안 커넥션’ 정회원은 3300여 명이다. 이들이 한국 가요와 드라마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K팝 열풍이 유럽을 넘어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미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류의 실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전후 60년 만에 한국은 경제, 스포츠, 문화, 예술 등의 영역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이 작은 나라에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는가?' 무시했던 선진국들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 60년 만에 이룬 한류를 주시하고 있다.

관련 기사 가운데 K-팝 가수들의 곡이 인터넷상에서 1억 회 유료 다운로드 되는 때가 올 것이라는 문구에 눈이 멎었다. 영어도 아닌 한국어 노래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다는 사실... 과거엔 상상할 수조차 없던 일이다. 하지만 꿈꾸는 자에게 이 기적이 실현될 것이다. 인터넷과 SNS로 전 세계가 하나 된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문화적 코드의 주도권을 거머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크리스천 음악인들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 날을 대비해야 한다. 언어적 장벽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안 통한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어 찬양을 주목할 날이 올 것이다. 이제 저들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은 탁월한 노래를 준비해야 한다. 한 곡이 1억 회 조회 수와 수천만 회 다운로드를 기록할 날이 오게 될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날을 꿈꾸고 지금부터 10년을 준비하자. 그때 대한민국의 CCM(기독교 대중음악)이 제2의 전성시대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90년대 찬양 열풍은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울타리와 mp3 등으로 참담하게 무너졌지만 2020년의 부흥은 차원이 다른 글로벌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즉 세계화된 음악성, 세대를 포용하는 예술성, 유통의 혁명은 물론 탄탄한 신학적 기초, 통합적 영성과 복음적 삶, 교회와의 긴밀한 상생의 토양, 그리고 선교단체와의 유기적인 연합을 바탕으로 강력한 영적 메시지를 세상에 선포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도시선교는 물론 세계 선교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영적 무브먼트를 주도할 그 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