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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김한준의 묵상일기

[김한준] “하나님과 더불어 struggle하는 자” (“나는 누구인가?”- 본회퍼) 이코스타 2006년 11월호 OO 자매님께, 자매님이 가지고 계셨던 의문과 고민들에 관하여 지난 번에 나누어주신 이야기들이 그후로도 참 많이 생각이 났었습니다. 어려운 여건들 가운데서도 헌신과 봉사로 섬김의 수고를 다하는 삶의 모습이 애처로우리만큼 감동적이었고, 일면 부끄러운 마음으로 제 자신을 돌아보며 채찍질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잘못아닌 잘못과 나아지지 않는 상황들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계신 점에는 참 많이 안타까왔습니다. 이토록 주님 앞에서 충성되고 신실하게 살아가고자 애쓰는 자매님인데, 하나님의 뜻은 과연 어디에 계신 것인지 모르겠다는 물음만 스스로 되뇌어보기도 했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과 무력함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고백하는 겸손한 마음이 아름다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혹 주님 앞에서마저도 마음.. 더보기
[김한준] 헨리 나우웬의 “아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자” 를 읽으며... 이코스타 2004년 11월호 동양 속담 중에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은 다 나의 스승이다” 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본받을 만한 모델로서, 또 어떤 사람은 본받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反面敎師)로서, 다 나름대로 배울 만한 점들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이 말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모든 사람으로부터 최소한 한 가지씩의 장점을 발견할 줄 아는” 눈을 가지도록 하는 권유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인격적으로, 또는 책 등을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만남이 믿는 이들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각 사람들에게서 부분적으로만 드러났던 ‘하나님의 형상’이 만남과 나눔들 가운데서 더욱 온전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헨리 나우웬(Henry Nouwen)과 ‘간접적으로.. 더보기
[김한준] 말씀 읽기와 묵상 훈련 /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이코스타 2004년 6/7월호 몇해 전, 코스타에서 다시 뵙게 된 한 은사로부터, 학교에서 하고 있는 연구가 성경 공부 및 묵상과의 사이에서 어떻게 서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관한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연구에 사용된 방법들은 성경 말씀을 체계적으로 묵상하고 깊이 이해하는 일에 도움을 주었고, 반대로 성경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방법론들은 논문을 찾아 읽고 분석하며 종합하여 새로운 연구 주제로 연결시키는 일에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는 경험적 통찰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그 모습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우리의 믿음은 말이나 생각으로만 그치는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삶과의 분명한 연결고리를 가지는 실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성경 말씀의 ‘원리’가.. 더보기
[김한준] 바하의 “마태수난곡”과 더불어 묵상하는 예수님의 고난 이코스타 2004년 4월호 최근에 멜 깁슨이 감독한 “The Passion of the Christ” 영화가 개봉되어, 여러 논란이 있는 가운데서도 예수님께서 감당하신 고난의 무게에 관한 강렬한 영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이 영화로 인하여 믿는 자들의 신앙이 새로와지고 믿지 않는 자들이 주님을 영접하고 있다는 소식은 금년의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여 주고 있는 듯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백 팔십 년 전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는데, 그 당시에는 영화가 아닌 요한 제바스티안 바하(Johann Sebastian Bach)의 음악들이 그 매개체가 되었고, 그 한 가운데에는 ‘마태수난곡’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바하의 모든 음악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 “합창 .. 더보기
[김한준] 노자(老子)가 말하는 ‘성경적인’ 리더상(像) 이코스타 2004년 3월호 동양의 사상이나 철학은 뛰어난 관찰과 직관으로 대변되는 그들의 특징적 장점들로 인하여 삶이나 인간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성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고전의 문구들 가운데에서 오히려 신선한 어법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잘 표현해주는 듯한 말이나 내용들을 종종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만물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 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는 것만 같아 흥미롭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어떤 리더가 참된 리더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노자가 제시하고 있는 ‘리더의 네 가지 유형’은 그 한 좋은 예가 된다고 사료된다. 노자의 도덕경은 약 5천 자 내외로 구성된 비교적 짧은 책으로, 그 첫 사분의 일 지점을 보면 ‘다스리는 .. 더보기
[김한준] 레드우드 나무 (redwood tree) 숲을 걸으며... 이코스타 2004년 2월호 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Big Basin Redwood State Park라고 하는, 그다지 크지도 않고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 주립공원이 하나가 있다. 공원 자체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레드우드(Redwood) 나무에 관한한 작품사진들 속에 종종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하는 멋진 모델(?) 나무들이 몇 그루 서있다. “Father of the forest”와 “Mother of the forest”라고 이름 붙여진 나무들을 포함한 오래된 Coast redwood 나무들이 그들인데, 나이는 “Father” 가 2000 살, “Mother”가1800 살이라고 알려지고 있으며, 키는 “Mother”가 조금 더 커서 330 ft (100 m; .. 더보기
[무명의 코스탄] 신년의 벽두에서... 이코스타 2004년 1월 주님의 제자들, 어떻게 살 것인가?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주님의 뜻과 말씀의 빛에 비추어 돌아보며 반성하였다. 이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각기 다양한 형태로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하고 있다. 주님의 제자로서 올 한 해도 주님께 기쁨이 되어드리는 삶을 살아가리라 생각하는 동안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주님께로 향하여 가고 있음을 느낀다. “주님, 제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십니까..?” 우리를 ‘주를 사랑하는 자’로 부르시는 주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마태복음 22:34-40; 마가복음 12:28-34)”는 말씀으로 모든 율법을 .. 더보기
[무명의 코스탄] 무명의 선지자: 우리를 직접 만나기 원하시는 주님 이코스타 2003년 12월 열왕기상 13장에 나오는 한 이름없는 유대 선지자의 이야기는 솔로몬의 우상숭배에 대한 심판으로 인하여 통일 이스라엘 왕국이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분열된 직후에 있은 일이다. 북왕국의 첫 왕 여로보암은 하나님의 길을 따르지 않으므로써, 이후의 모든 이스라엘 왕들이 “여로보암의 길로 행하였다”고 일컬어지게 되는 악한 행실의 한 전형을 세워놓았다. 북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안에서가 아니라 멀리 유대 땅으로부터 한 선지자를 보내시는데, 여기에는 북이스라엘의 왕과 관리는 물론 제사장과 선지자들도 인정하지 않으시겠다는 엄격한 뜻이 있었다. 당시의 관습에서 누군가와 함께 먹는 일은 연합과 승인을 상징하곤 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람” 유대 선지자에게는 북왕국의 그 누구와도.. 더보기
[무명의 코스탄] 성경에 나오는 조연과 엑스트라들 (I) 이코스타 2003년 11월 들어가기 성 경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야기 가운데서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수한 환경과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부르심을 접하게 되며, 거기에 대하여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였고 그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게 된다. 이야기에 나오는 한 시대와 인물의 특수한 상황 안에 나 자신을 투영해 보는 일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묵상 포인트의 하나이기도 한데, 그것은 이러한 과정들 가운데서 성경은 오늘 이 시간 우리에게도 동일한 생명력을 지닌 입체적인 말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야기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므로 우리는 어느 특정 인물의 입장에 선택적으로 서보게 된다. 이야기의 흐름이나 주제와 가장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니 .. 더보기
[무명의 코스탄] 사람이 사람을 버리지 않는 세상을... 이코스타 2003년 10월 1. 그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 대로 하였다. (사사기 21:25) 사 람이 사람으로부터 존 귀히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버려지는 모습은 어느덧 우리 주변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는 이미 삶의 전 영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가정이라고 해서 더 이상 예외가 아니며, 교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통 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02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남녀 30만 6573 쌍이 결혼하고 14만 5324 쌍이 이혼 해 결혼대비 이혼 건수는 47%에 달하였다고 한다. 유명인사들의 무분별하고 잦은 만남과 헤어짐 같은 일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보통 남녀 두 쌍이 결혼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