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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최주희의 사랑이야기

[최주희] 자녀교육의 목표


자녀가 생기는 순간부터 부모들은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자녀양육에 둔다. 잘 키우고 싶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런데 그 노력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실수나 실패 혹은 방황이나 혼돈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육학자들은 교육의 목표를 크게 두 가지로 둔다. 하나는 ‘마음을 지키는 도덕과 윤리의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을 사랑하고 인류에 공헌하려는 사명감’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은 학문적인 정의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큰 의미가 있다. 바로 ‘거룩’과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성품이기도 하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기대하시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자녀들의 교육목표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특별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특징을 볼 때 이 두 가지 목표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중요하다.



먼저 첫 번째 교육 목표인 ‘마음을 지키는 도덕과 윤리의식’ 즉 ‘거룩함’은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수년 전 출강하는 학교에서 ‘현대사회가정’이라는 과목을 강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때 강의준비를 위해 연구하면서 발견한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 두 가지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사회구성원들이 본능적이고 감각적으로 살도록 자극하고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며(제1특징), 다른 하나는 그렇게 본능적 충동에 의해 살다가는 이 사회에서 생존하기 힘들게 만드는 신용 및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제2특징)라는 것이다.

제1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리는 거리에서나 TV에서나 맛있는 먹을거리를 쉽게 접한다. 입고 싶은 예쁜 옷들도 엄청 많다. 핸드폰, 스마트 폰 정신이 없다. 세련되고 성능 좋은 멋진 차들도 너무 많다. 뿐만 아니라 Sexy 한 몸매와 차림으로 다니는 여자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법만 없다면 마음껏 가지고 싶고 만지고 싶다.

문제는 제2특징이다. 이렇게 감각적이고 유혹적인 상황에 대책 없이 일단 반응부터 하다가는 이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도덕적으로 몰락하게 된다. 규모 없이 돈 쓰다가는 신용불량자 되고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가도 성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덕적 하자가 생기면 추락하게 되어 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의 불륜은 그 사람의 힘이었고 부정한 돈은 능력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냥 추락이다. 특별히 지금은 비밀이 없는 사회가 되었다. 돈의 흐름은 통장와 카드에 고스란히 기록되고 어떤 대화도 핸드폰에 녹음시킬 수 있다. 움직임과 행동은 손안의 핸드폰과 곳곳의 CCTV에 그대로 살아있다. 네티즌의 고발도 한몫이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으며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지붕 위에서 전파되리라고 하신 말씀의 실현이다(마10:26, 눅12:3).

그러므로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도덕과 윤리의식을 의도적으로 심어주는 것은 이 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한 기본이 되었다. 사회질서와 인간관계에 대해 너무나 짧고 간단명료하게 명령하신 십계명의 내용이 우리 자녀들을 살리게 한다. ‘부모를 학대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으로 폭행하거나 성적인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내 돈과 남의 돈을 구분하여 다른 사람의 재산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거짓말로 사람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부모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생활가운데 구체적으로 자상하게 설명해주어야 할 것이다.

자녀를 너무 사랑하는 요즘 부모들은 그들이 태산을 넘을까 험곡에 갈까 노심초사하며 앞길을 평탄케 해 주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보다 ‘빛 가운데 걸어가라’고 강하게 가르쳐야 한다. 아들에게 자주 이런 이야기를 한다. “진호야, 엄마 아빠가 인생을 살아보니 태산도 험곡도 피할 길이 없더라. 정말 중요한 것은 빛 가운데로 걸어가는 삶이야. 그리고 세상에 비밀이 없음을 기억해야 해. 네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언젠가는 다 드러나게 되어있어. 그러니까 네 행동, 네 말 심지어 네 생각도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훤히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차라리 편하단다. 너 자신을 누구 앞에서든지 떳떳하고 당당하게 만들테니”

두 번째 교육목표를 보자. ‘이웃을 사랑하고 인류에 공헌하려는 사명감’은 너무 교과서적이다. 그래서 현실감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 또한 학습이란 관점과 현대사회의 흐름 가운데 살펴본다면 얼마나 현실적이고 중요한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먼저 학습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학습의욕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동기 부여가 바로 ‘세상의 필요’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웃과 세상의 어려운 점을 보고 내가 무언가 도움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가난한 이웃을 보며 후에 사업가가 되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 공부하고, 장애우 친구를 도와주다가 특수교사의 꿈을 가진다.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의 아들이 안과의사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우리 아들은 건축설계를 전공하는데, 십여 년 전 침례교단 선교훈련센터를 짓다가 건설회사가 부도나 고생하던 아빠를 옆에서 보고 건축사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학교들 중 실력과 인격 면에서 가장 신뢰받고 있는 한동대학의 교육목표는 ‘Why not change the World?'(세상을 한번 변화시켜 보지 않겠습니까?)이고, 미국의 필립스 아카데미는 'Not for Self'(자기 자신만을 위하지 말라)이다.

현대사회의 흐름이란 관점에서도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현대가 강조하는 리더십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많은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섬김이다. CEO 들이 사내 식당에서 줄을 서서 밥을 먹거나 손수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들은 이런 면에 매우 의미 있는 상징이다. 또한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실력, 영어, 창의성 뿐 아니라 ‘인성’이 추가되었다. 아무리 실력과 능력이 있다할지라도 겸손하고 섬김의 성품이 받쳐주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것을 대기업들이 알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에서 반장을 뽑는데 어느 학생이 똑똑하고 말 잘하고 비전 있고 열정 있어도, 만약 잘난 척하거나 친구를 무시한다면 결코 반장에 선출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실력과 의욕이 있어도 그 아이가 영향 미칠 수 있는 대상은 한 반의 20여명도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에게 세상의 필요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그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섬김의 자세를 가지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며 도와야 할 것이다.

‘마음을 지키는 도덕과 윤리의식’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고 인류에 공헌하려는 사명감’, 이것은 부모가 자녀의 손을 잡고 늘 바라보고 향해 가야하는 너무나 중요한 교육목표이다. 또한 우리 자녀들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서도 잘 살게 하는 귀중한 푯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