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OSTA 인터뷰
김동호 목사와의 대담
eKOSTA 김동호 목사님, 거의 매년 이렇게 코스타에 참석하시는데, 코스타 첫 참석의 계기와 당시의 느낌을 말씀해 주십시오.
김동호 제가 89년도에 한국에서 학원 복음화 협회를 만드는데 참여했었어요. 홍정길 목사님과 함께 참여했었는데, 89년말 첫 집회에서 그 당시 워싱턴 지구촌 교회 이동원 목사님이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처음으로 식사하면서 코스타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까지는 저는 구제같은 것에만 목회의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때 당시 드는 생각이 구제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사람을 키워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목회를 할 때에 구제하는 만큼 사람 키우는 예산을 세우게 되었지요. 그래서 89년도에 코스타에 대해 처음으로 듣고 92년도부터 코스타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92년도 워싱턴하고 LA에서 할 때인데, 와서 보고 이것은 평생을 바쳐서 할 만한 사역이다 하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첫번에서부터 올해로 꼭 10년인데, 한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제가 목회하는 목사로서 참 시간내기 어려운데, 당회에서 장로님들에게 일년에 한 달은 코스타를 위해서 쓰겠다고 해서 허락을 받았어요.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일년에 한달 정도는 코스타를 섬기고 있죠.
eKOSTA 목사님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의 뜻이고 그것이 옳다고 느끼기만 하시면 곧바로 순종하시고 그 간증들은 정말로 늘 들어도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두번째 드리고 싶은 질문은 코스타에서 늘 만남의 축복을 얘기하는데, 목사님도 다른 강사님들이나, 혹은 학생들과의 만남 중에서 특별한 기억이 될 만한 것이 있는지요.
김동호 아무래도 이동원 목사님, 홍정길 목사님 만난 것을 저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10년을 같이 다녀보지만, 그분들이 어떻게 보면 이 코스타 창립자이시잖아요. 그런데 그분들 자신이 그 의식이 없어요. '내가 이런 것을 만들었는데' 하는 오너쉽(Ownership)이 없어요. 그러니까 참 좋지요. 이동원 목사님 가만히 보니까 그 분 설교도 안 하시더라구요. 그냥 뒤에서만 다니시는 것을 보고 참 훌륭하시구나 하고 생각하지요. 홍목사님도 이제는 여기 오시지도 않는데, 남이 얘기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구요. 그런 만남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여기 좋은 강사들이 많잖아요. 내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그래서 참 좋습니다. 학생들은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관계가 유지되지는 않고, 가끔 한국에 가면, 제가 코스타에 참석했었습니다 하는 사람이 많고, 이번 캐나다 코스타에 갔었는데, 어떤 학생 부부가 '저희가 8년 전에 코스타에서 목사님 설교 듣고 예수님 영접해서 이렇게 예수 믿습니다' 하더라구요.
eKOSTA 그럴 때 가장 기쁘시지요? 이제 코스타를 10년 동안 참석하셨는데요, 코스타에도 변화와 흐름이 있어 왔고, 이제 홍정길 목사님과 이동원 목사님도 오시지 않고 하는데, 앞으로 코스타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되는지, 그리고 어떤 리더쉽이 요구되어지는지 김동호 목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동호 코스타는 어디를 가던지 코스타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참 감사한 것이지요. 코스타의 기본 정신과 밑바탕이 있어서 두 목사님이 손을 떼시는데도 크게 흔들림이 없잖아요? 교회 같으면 담임목사가 빠지면 흔들리는데, 코스타는 그렇지 않아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제가 이제 인간이기 때문에 우려하고 기대하는 것이 있어요. 뭐냐하면 전에는 코스타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어요. 인간적으로 볼 때 말이지요. 그럴 때는 강사들이 많이 오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코스타 강사로 오는 일이 이제는 자기 경력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해졌어요. 이것은 위험한 때에요. 코스타에 한번 강사로 가는 것이 어떤 이력서에 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다음에는 순수해지지 않을 수도 있단 얘깁니다. 그렇다고 코스타를 없앨 수도 줄일 수도 없고, 코스타는 계속 성장하면서도 어떻게 초기의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가 큰 숙제인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그러나 조심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KOSTA 제 개인적으로는 작년 코스타와 올해 코스타가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좀 더 학생들이 많이 강단에 서기도 하며 좀더 순수해졌다고 해야하나요? 어쨌든 방향을 조금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간사들과 강사들이 많이 수고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코스타가 16회가 되었습니다. 코스타에서는 목사님 말씀처럼 기독 지성인들을 대상으로 고지를 점령하라는 고지론도 있었는데요, 코스타가 지금까지 한국 교회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목사님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고, 아쉽거나 아직 부족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요.
김동호 지금 우리가 아직 추적해 보지는 않았지만, 혹시 홍목사님이 더 잘 아실텐데요. 코스타 출신들이 정부 계통이나 학교 계통에 꽤 많이 퍼져 있어서 영향력을 꽤 끼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변 과기대, 참 귀한 사역이잖아요. 교수들 중 많은 분들이 코스타 출신입니다. 또 한국의 한동대학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세워진 학교인데, 학교가 좋다는 것은 학생이 좋고 교수가 좋다는 뜻인데, 한동대 자랑은 교수가 좋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도 코스타 출신들이 참 많습니다. 제가 한동대에서 한 일년 정도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는데, 코스타 출신 교수들이 한 10명 정도 학생들과 함께 제 강의를 들었어요. 그런 학교가 어디에 있어요.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는 학교가 말이예요. 그런 영향력들은 신선한 충격이고, 이제는 한국에 코스타 본부가 생겼고 그래서 코스타 출신들을 네트워킹(networking)을 좀 할려고 그래요. 그렇게 되면 점점 구체화 되겠지요. 우리는 그것을 확인하려고 들지 않았기에 그냥 자연스럽게 있었지요. 세력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일년에 한 번 정도 모여서 옛날 코스타를 기억하고 되새기면서 다시 헌신하고 다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KOSTA 최근에 일년에 한 번 하는 일회적이거나 단회적 부흥회적 성격을 극복하고자 작년부터 티엠코스타나 이코스타를 시작해서 하고 있는데, 그 방향성과 자리 매김을 좀 해 주시고 전반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부족한 점이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김동호 글쎄, 하나님이 주신 참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힘을 규합하기 위해서 이런 것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것만을 위한 풀타임(Full time) 전임 사역자가 나와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일을 하면 인간적이 되어, 하나의 세력이 되고 또 어떤 특별한 권력이 생기고, 아까도 얘기했지만 코스타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지요. 규합하기만 하면 힘이 엄청나요. 우리가 세속화되거나 타락하는 것을 막기만 하면 말이지요. 그렇다고 힘을 규합 안 할 수도 없고 말이지요. 조심하면서 해야지요.
eKOSTA 이제는 코스타의 전반적인 방향에 대한 것은 여기서 마치고, 목사님 사역과 하시는 부분들에 대해 몇 가지 더 여쭙겠습니다. 한국에서 교회 개혁하면 이제는 김동호 목사님을 연상하게 됩니다. <생사를 건 교회 개혁> 책을 보면서 참 좋은 교회인 동안 교회에서도 '생사를 건'이란 말을 써 가면서 교회 개혁을 했어야만 했구나 하고 생각하며 좀 충격적이었었는데요, 현재의 교회 세습이나 교회의 타락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 교회, 교회 개혁에 있어서의 문제점과 극복할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전망을 좀 말씀해 주시지요.
김동호 똑같은 얘기인데, 힘이 생길 때 문제가 되기 쉬운데, 한국 교회는 지금 너무 부해지고 강해졌다는데 있습니다. 옛날에 가난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교회 안에 권력이 생기고 그 권력이 엄청나게 되고 돈이 많아지고 그러니까 이제 세습 문제까지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개혁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나 개인에게서 권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느냐 하면 기득권 층이랑 마찰이 생기게 되는데, 나는 그런 경우 싸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싸우지 않고는 절대 공짜로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싸움을 회피했기 때문에 40년 걸렸거든요? 나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싸움을 요구하시지, 싸움이 없는 거짓된 평화를 요구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내가 너희들에게 화평을 주러 왔는 줄 아느냐? 검을 주러 왔다고 하셨죠. 정말 참 평안을 얻으려면 검이 있어야 되요. 그래서 나는 편안한 교회는 좋은 교회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있죠.
사람이 사는 곳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득권이 있기 때문에 싸우게 됩니다. 그런데 싸움을 시작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생사를 건' 바로 그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내가 사탄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괜히 겁을 주는 거예요.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건데요. 조금 용기를 갖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고, 그런 것이 교회 안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는 뭐든지 은혜 은혜 하면서 거짓된 화평을 은혜라고 하는데, 그것은 거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 보니까 절망스러운 것도 많지만 희망이 많아요. 장로님들에게 몇 년 동안 수 천명, 많게는 만 명 가까이 제가 강의를 했거든요. 근데 장로님들이 받아줘요.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지만 실제로 그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상당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저는 교회 개혁도 한국 교회가 잘 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제일 희망을 갖는 것은 청년들이에요. 청년들이 한국처럼 모이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어요. 이 코스타 모이는 것을 봐도 그렇구요. 몇일 전에 우리 한국 복음화 협회하고 부흥 컨써트팀 하고 함께 주최한 경희대학교의 집회에서 3만명이 모였어요. 그날 청년들을 보고 흥분되더라구요. 망할 나라가 아니구나. 정치, 경제, 교회 등을 보면 참 답답하고 곧 망할 나라 같지만, 이렇게 청년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 망할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국 교회에 대해서 굉장히 희망을 가져요.
eKOSTA 덧붙여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목사님께서 코스타에서 말씀하신 '고지론'에 관련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목사님의 고지론이 몇 년 동안 코스타를 대표하는 표어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많은 사람이 엘리트 주의가 아닌가 하며, 또한 저지론과 미답지론도 나오며 비판되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참된 고지론은 무엇이며, 또 한국 기독 지성인 혹은 엘리트들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한계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김동호 오래 주제가 '낮아지신 그리스도, 섬기는 그리스도인'인데, 제 설교가 고지를 점령하라는 그 설교에요. 그런데, 왜 내가 그걸 주장하냐 하면 - 이제는 고지론이라는 말이 생기기까지 했는데, 섬기기 위해서는 높아져야 한다는 거에요. 낮은 자는 낮은 자를 섬길 수 없어요. 예수님이 낮아지셨다고 하는데, 낮아지신 것과 낮은 예수는 다른 거예요. 실력이 없으면 낮은 예수 그리스도이고요, '낮아지신'이라는 말은 무얼 포함하고 있느냐 하면, 하늘에서 땅으로 낮아지신 거예요. 그렇다면 땅으로 낮아지신 근거는 하늘에 있는 거예요. 하늘에 있는 사람만이 내려올 수 있어요. 땅에 있는 사람은 내려올 수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의 궁극적인 기독교는 섬김의 종교이지요. 종이지요. 낮아지기 위해서 실력은 높아야 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엘리트 주의가 아니에요. 엘리트 주의는 높은데서 내려오지 않는 거예요. 엘리트가 되어서 내려올 때 힘이 생기지 않느냐? 그렇다면 섬김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전제가 높아짐이예요. 실력을 갖추어야 됩니다. 늘 얘기하는 것이지만 예수님이 낮아지라고 하신 것이 자세지 실력이 아니지 않아요? 근데 사람들이 실력을 얻으려면 고생과 희생이 있어요. 그렇게 힘들면 나태해져서 낮아져요. 그걸 겸손이라고 합리화하려고 하는 본능이 있어요. 그러면 안돼요.
저는 예수 믿는 사람들의 책임은 낮아지기 위해서 높아져야 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고지론은 내려오기 위한 거에요. 예수님이 제자들을 변화산으로 데려가셨어요. 거기서 신비한 체험을 했어요. 그것은 하늘에 올라간 거에요. 얼마나 좋았던지 세상의 왕궁보다 거기에 천막 치고 사는 것이 좋겠다 한 것이 그게 하늘에 올라간 거에요. 그런데 그게 필요해요. 그리고는 예수님이 내려가자고 했어요. 내려 갈거면 무엇하러 올라가냐고 할 수 있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과 밑에서 낮아진 것과는 다른 거에요. 그래서 기독교인은 변화산에 올라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하늘을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이제 고지론이에요. 근데 고지론은 수단이고 목적은 낮아짐이에요. 섬김을 위한 거지요. 그런데 그것이 잘못되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엘리트 주의가 되는 것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지요. 거기에 대해서 비판적인 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소리를 우리는 들어야 돼요. 말인즉슨 낮아지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올라갔을 때 안 내려올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니까 나는 그런 비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내가 얘기하는데서 비판받을 것은 없어요. 그러나 조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eKOSTA 유학생들이 학위를 가지고 한국으로 가니까 지위가 있고 그렇게 되면 기득권 세력으로 들어가는데, 실력은 높지만 태도는 낮아져서 섬겨야 되는데, 태도까지 높아지고 자세까지 높아지고 그러니까 경계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김동호 고지론이 엘리트 주의는 아닌데, 고지론의 약점이 엘리트 주의로 갈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경계해야 되지요.
eKOSTA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이 동안교회 사임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하니까 그 이유와 과정을 좀 설명해 주시고, 더불어 어려웠던 점을 좀 말씀해 주세요.
김동호 첫째는 교회가 너무 커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교회 건물지은 지가 얼마 안 되고 꽤 큰 건물을 지었는데, 이제 그것이 부족해서 건물을 확장해야 되고 또 땅을 사야 될 처지가 되었어요. 그럴 바에야 교회를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어요. 출석 교인이 5천명 넘어가면 분립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몇 년 걸릴 줄 알았더니 올해 그것이 되게 생겼어요. 그래서 그것이 첫째 원인이고, 그 다음에 교회가 성장하는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 분담된 역할에 의해 건강하게 성장하면, 난 만 명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아니고, 한 사람의 영향력에 의해서 커지는 것이 많다면, 물론 꼭 그것만은 아니겠지만, 주된 원인이 어떤 특별한 한 사람에 의해서라면 그것은 건강한 것이 아니예요. 동안교회가 그런 면에서 건강치 않은 성장이 시작되었다고 판단이 되어졌어요. 여러 가지 동안교회 약점이 있는데, 밖에는 좋은 점만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는 출석 교인들이 천명씩 느는 일이 이년째 계속되고 있거든요. 그러면 이것이 가속이 붙게 되고 그렇다면 만 명 되는 것이 금방이지요. 그렇게 되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보니까 교역자들도 나태해지기 시작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되니까. 장로님들도 긴장 안하고, 교인들도 가만히 있고 기도 안 해도, 노력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좀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좀전에도 말한 것처럼 동안교회는 생사를 걸었다고 했는데, 정말로 10년을 하루 같이 싸웠어요. 갈등하면서 말이지요. 나는 그것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그 싸움이 어느 정도 끝났어요. 인간적으로 보면 내가 승자에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승자가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갖춘 것이지요. 근데 내 나이가 자리에 앉아서 영감 노릇 할 나이는 아니다. 그래서 한번 더 일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것이 떠나는 이유에요.
그리고 아까 청년들 3만명 모였다고 했을 때 무엇을 생각했냐 하면 지금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요. 무슨 생각을 하냐 하면 교회 할 사람은 많지 않나? 그런데 청년들을 보니까, 그때 부흥 콘서트 팀을 보니까, 나는 처음 알았는데, 한국 찬양 사역 중 최고인 것 같아요. 영적으로나 실력으로나, 그런데 그분 들이 다 마누라 덕에 사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생활이 되지 않잖아요. 완전히 목사나 똑같이 사역자인데, 저 사람들 생활을 하게 해 주어서 그것만 헌신하게 하면서 crusade를 조직하면, 설교하는 사람과 팀을 짜서 믿는 아이들 모아서 부흥 집회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청소년들을 모을 수 있는 전도 집회를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것이 그거에요. 내가 나가서 목회를 하면 나는 담임 목사는 더 이상 안 할 거예요. 목회는 설교하는 것만 빼고는 당회장이나 담임 목사를 세우고 이제 헌법으로 하면 나는 부목사 하는 수 밖에 없겠지요. 부목사가 되어도 좋으니까 나는 설교하고 주로 선교 사역하고, 그 생각을 실현해 보고 싶어서 그만 둔 거예요.
eKOSTA 목사님 창립 주일 사임 표명 하신 설교도 읽고, 뉴스앤죠이에서도 목사님의 글을 읽었는데, 오른손과 왼손의 비유를 들어서 늘 갈등을 건전하게 보시던데요. 한국교회에서는 특별히 저희 같은 평신도들이 무슨 얘기를 하면 건전한 것임에도 비판하지 말라고 하기에 토론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그러다 보니까 교회 세습 같은 일이 있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성도들이 세습을 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평신도로서 건전한 건의와 비판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목사님처럼 늘 포용하셔서 건전하고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참 적습니다. 목사님은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동호 아까도 얘기했지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꼭 맞다고 생각해요. 내가 화평을 주러온 것이 아니라 검을 주러 왔다는 말씀 말이에요. 그 검을 통해서 생기는 것이 진짜 화평이거든요. 지금 한국 교회에 있는 화평은 거짓된 화평이에요. 거짓된 은혜, 그러니까 한국교회에서 은혜롭게 하자는 것은 적당히 하자는 거에요. 대충 대충 하자는 거에요. 그리고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고 하는 것은 우민화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집권층들, 권력자들, 목사와 장로가 권력자들이지요. 자기들의 자리나 일을 편안하게 하려는 우민화이거든요. 그것이 교회처럼 많은 데도 없어요. 그렇게 되면 부패해요. 청년들이 웃기기 위해 하는 이야기지만, 김일성과 재벌총수와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똑 닮았다고 하는 것이 그냥 우스운 소리가 아니예요. 사실이거든요.
또 사람은 언제나 한쪽으로 치우쳐요. 오른손 잡이가 있으면 왼손 잡이가 있어요. 오른손은 오른손이지 바른손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바른손이라고 하거든요. 그럼 왼손은 틀린 손인가요? 그건 아니거든요. 왼손은 왼손이고 그것을 인정해 줘야 돼요. 그래야 건전하게 나아갈 수 있어요. 얼마 전에 외국인 노동자가 신문에 건의했는데, 살색이라는 것을 가지고 건의했어요. 우리는 이것(얼굴을 가르키며)을 살색이라고 하는데, 그럼 자기는 뭐냐는 거에요. 자기 주관이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살색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되는 거에요. 그래야 건전하고.... 제가 이제 철학책, 역사책을 공부하면서 한 가지 배웠어요. 역사는 좌로 치고, 우로 치면서 변증법적으로 발전한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나는 한쪽만 보기 때문에 늘 널뛰기를 하는구나.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말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에요. 균형 감각, 내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얘기해 주면 내가 균형을 잡게 되잖아요. 내가 제일 듣고 싶어하는 말, 균형 감각. 그렇게 하려면 비판을 받고 수용을 해야 균형을 잡지요.
eKOSTA 목사님에 대해서 생각할 때에 복잡한 것을 아주 단순화시켜서, 특별히 복음을 단순하게 공식화 시켜서 잘 설명하시는데, 그 비결이라도 있으신가요?
김동호 저 같은 경우 교육 전도사가 되었을 때,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설교를 했어야 되었어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말이죠. 설교를 해서 아이들에게 은혜를 끼쳐야 되겠는데, 그게 거의 불가능해 보이더라구요. 기도 많이 했어요. 1학년 아이들도 은혜받게 해 달라구요. 밤낮 이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면 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한번도 놓치지 않고 했던 씨름이었어요. 그러니까 애 쓰니까 되더라구요. 그런 전달 방법이 하도 애를 쓰니까 꿈에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메모지를 머리맡에 두고 자기도 했어요. 꿈에 생각나면 쓰려구요. 그렇게 꿈에서 생각난 것을 써서 설교를 하니까 1학년 아이들이 알아듣고 은혜를 받더란 말이죠. 그러니까 내 말은 쉽지요. 나는 십자가가 어떻게 구원하는가를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른들은 얼마나 더 잘 알아 들어요? 초등학교 아이들도 잘 알아 들으니까 말이지요. 난 정말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안 되면, 울고 소리 지르고 기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몇 년 그러니까 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헨리 포드가 그랬다 그러더라구요. 그 사람은 그림을 그려야 되니까, 손전등을 놓고 잤다고 하지만, 나는 손전등 필요 없이 글이니까 몇 자 적을 수 있는 연필과 메모지만 필요했지요. 어떤 사람들은 신비롭거나 영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 집착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eKOSTA 그 외에 존경하는 분이나 목사님께서 영향력을 많이 받은 분을 좀 소개해 주시죠.
김동호 제가 자라나던 교회의 목사님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고, 학교 다닐 때 교수님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받았지요. 여러분 계시지만 주선애 교수님 같은 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eKOSTA 그리고 목사님께서 영향력을 많이 받은 책은 어떤 책들이 있는지요?
김동호 저는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 않았어요. 저는 지금도 다독하려고 하지 않고 정독하려고 하고 있지요. 제가 역사책, 철학책 많이 읽었어요. 저는 기독교 교육을 공부했지만, 공부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를 들면 기독교 교육을 공부한다면 기독교 교육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역사를 잘 알아야 됩니다. 철학을 하면 철학사를 잘 알아야 되지요. 신학을 할려면 교리사같이 말이죠. 그런 식의 책들을 잘 알아야지요. 모든 것을 공부할 때에 역사를 공부하여 이것이 어디로 흘러가나, 어째서 그렇게 흘러가나 하는 흐름의 방향을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덕경 열심히 읽었어요. 논어같은 것도 읽었지만 나는 도덕경을 참 좋아했어요.
eKOSTA 참 의외입니다. 목사님이 도덕경을 좋아하신다는 사실이요.
김동호 그것이 서양 철학보다 깊어요. 동양 사상이 치우침이 없는 것이지요. 즉 중용을 강조하죠. 나한테는 더 맞고 좋아해요. 도덕경은 참 절묘해요. 균형 감각에 참 좋아요.
eKOSTA 끝으로 이코스타 독자가 주로 유학생인데, 이코스타 독자들에게 조언을 좀 해 주시죠.
김동호 제가 사탄에게 두 번 속으면 망한다고 늘 하는데, 사탄은 공부할 때 일하라고 하고 일할 때 공부하라고 해요. 두 번 속으면 인생 망해요. 그래서 공부할 때가 있고 일할 때가 있거든요. 나는 청년 때 한번 속았어요. 공부할 때 일하라는 속임에 속았어요. 그래서 나는 일은 참 잘하고 빨리 했어요. 공부할 때 일을 했기 때문에 막상 일할 때 힘들어지는 거에요. 공부하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교회 봉사도 참 중요하지만 봉사로서는 하나님의 일을 이룰 수 없어요. 전공으로 이루는 거예요. 나는 월급 받고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그래서 교회 봉사, 교회 봉사 하는데 봉사는 그냥 봉사에요. 봉사로 헌신하는게 아니에요. 전공으로 헌신하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공부 열심히 하라고 권합니다. 내가 한동대 가서 가르칠 때 너희들 공부하다 죽으면 순교다 했어요. 농담이 아니거든요? 하나님 위해 공부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공부할 때 딴 핑계 대지 말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하나님이 마음껏 쓰시게 공부 열심히 하세요.
eKOSTA 저 개인적으로는 봉사를 안 하거나 교제나 예배를 하지 않으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거든요.
김동호 물론 그렇지요. 봉사를 전혀 안 하면 죽죠. 그렇지만 청년 때는 봉사가 지나쳐요. 보람이 있고 그래서 그러는데, 봉사하는데 절제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걸 무시하면 안 돼요. 봉사 안 하면 사람이 죽지요. 그러나 우선 순위가 늘 공부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되요. 봉사가 지나쳐서 봉사하고 남은 시간에 공부하거든요. 그러면 공부가 안 되잖아요. 유학 생활이라는 것이 만만한게 아닌데.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장로님 한 분이 "목사님은 월급 받고 봉사하고 우리들은 아무 것도 못 받고 봉사하니 우리가 더 순수한 것 아닙니까?" 하더라구요. 그래서 "장로님은 아마추어이고 나는 프로에요" 라고 맞받아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봉사할 때, 진정한 봉사는 전공으로 봉사하는 거에요. 월급 받으면서 말이지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프로라는 말이에요. 나는 목회에서 프로거든요. 목회는 누구한테 양보하거나 해서는 안 되고 내가 제일 잘 해야 돼요. 의사는 수술을 잘 해야 돼요. 그런데 의사가 수술을 잘 못 하고 교회 봉사만 열심히 하면 그것은 조연을 잘 하는 거에요. 주연 노릇을 잘 해야지요. 청년때 그것을 잘 깨달아야 되요. 청년 때는 봉사가 지나칠 때가 많아요. 또 교회가 그것을 요구하구요. 나는 그래서 청년들한테 무리하게 요구 안 해요.
eKOSTA 예, 이코스타 독자들이 학문과 신앙 사이에서 그리고 진로 문제 등에서 고민이 많은데 그런점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을 줄 압니다. 바쁘신 중에서도 이렇게 장시간을 내어 인터뷰 해 주신 것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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