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과 신앙/김영봉의 일상 속의 성소

[김영봉]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주일과 일상(2) 이코스타 2005년 2월 목사님 안녕하세요. 목사님의 책 를 읽고 감명을 받았던 평범한 크리스쳔 대학생입니다. 물질과 쾌락을 쫓는 이 세태 속에서도 꾸준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제 친구가 요즘 들어 큰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저도 신앙을 가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움이 많이 있어 이렇게 목사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친구는 교회에서 여러 사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음악사역을 하는데요. 주일엔 거의 종일 교회에서 지낸답니다. 그는 자신의 그런 직분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정말 열심을 다해 왔구요. 그런데, 얼마 후에 그의 절친한 친구가 주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조금 먼 곳이어서 예배를 드리고 가거나 혹은 그곳을 다녀와서 오후예배.. 더보기
[김영봉]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 주일과 일상 (1) 이코스타 2004년 10월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 지방의 한인 교계에 치열한 논쟁이 일어났다. 그 지방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교회 중 하나가 주일에 열리는 자선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기로 교회적인 방침을 세웠고, 담임 목사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동참하기로 했다. 담임 목사와 지원자들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일 예배 시간도 조정했다. 규모가 큰 교회였기 때문에 그들의 참여는 그 모금 행사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한인교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에도 좋은 변화를 줄 수 있었다. 한인 교회들이 한인들끼리 모이는 교계 행사에는 열심을 다하지만, 교회 일과 상관없어 보이는 지역 사회의 행사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일반적인 경향을 고려해 본다면, 그 교회는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을 했던 셈이다. 나는 영향력.. 더보기
[김영봉] “죽이는 제사, 살리는 예배” - 일상과 예배 (2) 이코스타 2004년 8월 3. “영과 진리로”--예수님의 예배 예수님 시대로 오면 유대교는 훨씬 다양한 신학과 전통으로 분화된다. 제사장들로 형성된 사두개파와 평신도들로 구성되었던 바리새파가 유대교의 두 기둥 역할을 했다. 비교적 열성적이었던 바리새파의 신학과 실천도 부족하다 느낀 사람들은 광야로 나가 공동생활을 하며 수도 생활에 몰두했다. 이들을 에쎈파라 불렀다. 이와는 반대로,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기 위해 결의한 사람들도 있었다. 열심당으로 불렀던 이들은 폭력을 사용하여 로마의 통치를 뒤집어엎으려 했다. 물론, 신앙에 회의를 느껴 전혀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예수님 시대로 오면 일반 대중의 신앙적 대안들이 매우 다양해져 있었다. 하지만 성전 제사 제도는 유대인들에게 여전히 강.. 더보기
[김영봉]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일상과 예배 (1) 이코스타 2004년 5월 10년 동안 신학대학에서 가르치다가 다시 목회 현장으로 나오니 새롭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목회자가 처한 입장이 진실을 바로 인식하는 데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자주 확인한다. 목회자의 입장에 오래 있다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현상에 대한 바른 시각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예배에 대한 시각이다. 목회자가 볼 때 예배는 성도들의 영성 생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배에 정성을 다해야 하고, 예배에 대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예배에 이렇게 정성을 다하다 보면,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성도들에 대해 조바심이 생기는 반면,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사람들.. 더보기
[김영봉] “보라, 새로운 세상을!”--성전과 일상(2) 이코스타 2004년 3월 2. 신약에서의 성전 이제부터 나는 "예수님과 초대 교회가 성전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한다. 예수님의 사상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그분이 가장 높이 평가했던 세례 요한부터 생각해 보자. 1) "시온 산이 아니라 요단강으로!"--세례 요한 예수님에 대한 논의는 언제나 세례 요한으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네 복음서가 우리에게 남겨준 전통이다. 예수님의 공적 사역은 세례 요한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기독교 역사를 거쳐오면서 "죄 없으신 예수님이 왜 요한이 베푸는 회개의 세례를 받으셔야 했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나도 신약학자로서 이 문제를 두고 이런 저런 가설을 세워 보았는데, 지금으로서는 "예수님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 요단강으로 .. 더보기
[김영봉] "두렵도다 이곳이여!" -- 성전과 일상 (1) 이코스타 2004년 2월 시작하는 말 내가 제일 거북하게 느끼는 묵도송(頌)이 있다. "주는 성전에 거하시니 주 앞에서 잠잠해." 어느 교회에서든 흔히 들을 수 있는 묵도송이다. 한때 나는 이 묵도송을 좋아했다. 이 찬양을 들으면서 "주여, 제가 주 앞에 왔습니다. 저를 받아주소서"라고 기도하곤 했다. 예배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찬양이 또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언젠가 문득 '이게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는 말씀을 생각한다면, 믿는 자들이 예배를 위해 함께 모인 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더 충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배당 안에 들어오면 하나님께 가까이 오는 것이고, 예배당을 나가면 하나님에.. 더보기
[김영봉] 시작하는 말 이코스타 2004년 1월 기적을 끊다 공생애의 거의 전부를 갈릴리와 그 주변에서 보내신 예수님은 마침내 예루살렘에 이르셨다. 예루살렘--유대인들이 '하나님의 눈동자'라고 믿어왔던 소위 '거룩한' 도시. 하나님의 모든 역사는 마땅히 그곳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그곳에서 완성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그 도시. 인류 역사의 출발점이요, 종착점이라고 믿었던 그 도시. 온 세상 민족이 심판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한 번은 발을 디뎌야 한다고 믿었던 그 도시. 모든 종교인들이 꿈꾸었던 가장 화려한 무대. 모든 분야의 '최고'--최고 법정, 최고 제사장, 최고 성전, 최고 성물, 최고 서기관, 최고 제사--가 다 모여 있던 그 도시. 그 곳에 예수님이 드디어 '공개적으로' (1) 발을 디디셨다! 예언자를 꿈꾸고 메시아를 꿈꾸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