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진호

[정진호] 선악과와 무감독 시험 - 그 원죄의 현장 치유와 회복의 신학 선악과와 무감독 시험 - 그 원죄의 현장 (1) 복음이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의 마음 토양을 준비하기 위한 밭갈이 과목으로 를 가르친다. 이 과목을 통해 서양 문명에 대해 상식이 부족한 중국 학생들을 일깨우고 더러는 충격을 준다. ‘아담에게 배꼽이 있었겠는가?’ 라는 첫 리포트에 아이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도무지 아담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문화 비교, 로마제국의 흥망과 기독교의 전파, 중세 스콜라 철학,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과학혁명 그리고 진화론에 이르기까지 가르쳐 나간다. 그러다 보면 학기 초에 굳게 닫혔던 학생들의 마음과 생각이 열리면서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기까지 한다. 20여 년간 자신들이 지녀.. 더보기
[정진호] 월미도와 이승복 회복과 치유의 신학 - 내 아버지의 뜻 월미도와 이승복 (1) 지난 9월 16일은 연변과학기술대학이 세워진 10주년 기념일이었다. 황량한 북산가 언덕 무덤가에 첫 삽을 뜨고 기초를 놓기 시작한 이래 숱한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어엿한 신흥명문(?)대학의 모습으로 발돋움하였다. 1992년 첫 해에 대학이 세워지기도 전에 마음이 급하여 부설 산업기술훈련원생을 먼저 모집하였었다. 93년 4년제 대학으로 학생을 받을 때만 해도 다른 대학에서 떨어져 오갈 데 없는 학생들을 받아 시작한 무명의 사립대학이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연변과기대는 동북 3성에 있는 조선족들의 희망이 되었고 해가 갈수록 우수한 학생들이 앞 다투어 입학을 하고 있다. 이제 재학생이 1,500명을 넘어섰고, 2,000명에 가까운 졸업생.. 더보기
[정진호] 우리 연변에서는 회복과 치유의 신학 - 내 아버지의 뜻 우리 연변에서는 (1) 얼마 전 MBC TV에서 탈북자들의 비참한 실상을 방영하여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 공안과 결탁한 중국인들에게 이리 저리 팔려 다니며 인간으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육체적 유린을 당하며 그 일에 일부 조선족들도 연루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로 말미암아 분개한 한국인들이 조선족들을 향해 질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게 되었고, 또 그에 반박하는 조선족의 글을 함께 읽게 되었다. 문제의 사이트에 올라온 한 조선족의 글을 한번 옮겨보자. (참조: http://www.unikorean.net) 한국 사람은 한국에 있는 조선족을 어떻게 했는가? 또 지금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님 글 쓴 것을 보니 한국 사람이 분명한데 당신이 그렇.. 더보기
[정진호] 루카스 스토리(Lucas Story) 회복과 치유의 신학 - 내 아버지의 뜻 루카스 스토리(Lucas Story) (1) 데이브레이크(Daybreak)의 하루를 기억하라. 아마도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사역에 지쳐 내 영혼이 곤고한 날이 이를 때면, 데이브레이크를 회상할 것이다. 데이브레이크에서의 하루는 내 인생에서 사역적 영성을 갱신시키며 갈증 속에서 새벽이슬을 마심과 같은 영적 각성의 기쁨을 안겨준 특별한 날이었다. 육신의 피곤함을 이끌고 찾아간 그곳에서 나는 영혼 깊은 곳을 어루만지며 위로하시는 그 분을 직접 체험했다. 2002년 6월은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열기로 전 세계에 흩어진 우리민족의 마음을 한껏 달구어놓고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 코스타가 끝난 직후, 강의하랴 축구 응원하랴 지칠 대로 지친 강사진들은 하루를 같이 보내며 조용히 .. 더보기
[정진호] 늘 푸른 나무, 비탈에 서다. 코스탄 현장 이야기 늘 푸른 나무, 비탈에 서다. 용혜원 시인이 학교를 방문하여 이라는 문화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그 행사 준비를 하느라 아내와 더불어 내가 지도하는 써클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 낭송을 처음 해보는 아이들인지라 아름다운 선율에 감정을 넣어 서정적인 시를 읊조리는 모습이 어설프다. 그러나 그 서투름 속에 이곳 아이들의 소박한 심성들이 묻어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몇 년 전 기억을 떠올린다. (1) "선생님, 큰일 났어요......" 내가 지도하는 서클의 남녀학생 둘이 얼굴이 사색이 되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다그쳐 물어도 그저 낙심한 표정으로 고개만 푹 숙이고 있다. 그들 중 얼굴이 하얀 한 여학생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힘없이 내뱉는다. "이제, 우.. 더보기
[정진호] 산 위에 있는 동네 - 선구자의 땅 (1) 코스탄 현장 이야기 산 위에 있는 동네 - 선구자의 땅 (1) 연변과학기술대학은 연길시 가장 북쪽의 북산가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다. 앞에는 시가지가 한눈에 나지막이 내려다보이고 뒤에는 시원한 들판이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어서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학교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연길 시에서는 시내 중심의 좋은 땅을 주려고 하였으나 김진경 총장이 당시 공동 묘지였던 이 언덕바지 땅을 극구 고집하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두 피하는 묘지 터를 요구하는 김 총장의 생각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여 고개를 내 저었지만, 이제 학교가 완성되고 나서 이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과연 이곳이 명당(?) 중의 명당이라며 김총장의 앞을 내다보는 식견에 감탄을 하곤 한다. 더구나 오목한 분지를 형성.. 더보기
[정진호] 공산주의가 완성된 사회 코스탄 현장 이야기 공산주의가 완성된 사회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때때로 공산당에 가입한 학생들과 친해지는 일이 종종 있게 된다. 자라면서 공산주의자라면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의식 교육을 받아왔던 반공 세대인지라, 처음에는 마음 한 구석에 그들을 향한 왠지 모를 거부감과 배척 심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러 교수에게 잘 보이려고 교회 언저리를 배회하는 얄팍한 학생들보다는 신실하게 공산당에 충성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정직하며 믿음성이 가는 재목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더러는 공산당에 평생을 바쳐온 나이 든 중방 영도 중에는 도무지 예수 믿는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인격과 합리성을 지닌 존경스러운 분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을 희생하여 남을 위해 봉사하며 정직하.. 더보기
[정진호] 시온의 대로(Pilgrimage) 코스탄 현장 이야기 시온의 대로(Pilgrimage) 얼마 전 우리는 학교 내에 새로 지어진 교직원 숙사로 이사를 했다. 중국에서 벌써 세 번째 집을 옮긴 셈이다. 아직 건물 주변이 정리가 되지 않아 흙길이고 어수선한 가운데 있지만 집안만은 아내의 억척스런 손 맵시로 단장되어 깔끔하고 아담하게 꾸며졌다. 우리 학교 건축과 교수님들의 설계와 시공으로 직접 지어진 아파트이기에 연길시에서는 보기 드문 세련된 구조가 마음에 든다. 큰 아이 다니엘은 이사 온 날 자기 방을 둘러보며, "아빠, 이 집은 한국 아파트랑 비슷하다. 그지?" 하며 좋아했다. 중국에서 아주 눌러앉게 될까봐 그것이 두려워 이사가는 것을 반대했던 아내도 막상 이사를 하고 보니 새집이 무척 좋은가 보다. 프로판 가스로 온수기를 연결하여 부엌에서.. 더보기
[정진호] 옛 술과 새 술 (1) 코스탄 현장 이야기 옛 술과 새 술 (1) 중외합작 대학으로서 중국측 조선족 교직원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하는 우리 학교의 형편상, 대내외적인 행사 때마다 만찬 석상에서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그런데 그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술잔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외국에서 건너온 우리 학교의 외방 측 교직원들은 한결 같이 지독한(?) 예수쟁이들이니 술을 입에 댈 리 없고, 추운 지방에서 독한 술을 입에 달고 생활하던 조선족 분들은 으레 끼니 마다 반주를 곁들여야 하는 것으로 풍습을 지키고 있으니 양 진영의 문화적 이질감이 심각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곳 조선족들의 술 습관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예전에 술꾼으로 행세하던 경험이 있는 나에게도 가끔씩 이해하기 어려.. 더보기
[정진호] 우리들의 사랑으로 코스탄 현장 이야기 우리들의 사랑으로 지난 12월 15일 저희 대학 모든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찬치를 벌인 YUST 가족 연말 축제가 있었습니다. 그 공연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장장 3시간이나 진행된 공연이 숨죽이며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직원 자녀들의 깜찍한 중국 경극 춤에서부터 대학생들의 현란한 현대무과 조선무용, 창작극, 합창, 난타, 기악 밴드부, 한국 교환학생들의 감동적인 워십 댄스와 우즈벡-카작-러시아에서 온 고려인 유학생들의 놀라운 스텝 댄스, 영어권 회화 선생들의 기발한 ㅎㄴㄴ 찬미 스킷과 중방 교직원들의 공산당 찬미 혁명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마침내 가장 인기를 끌었던 교직원과 사모님들이 함께 어우러져 연출한 쇼킹한 댄스무대, 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