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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정진호] 아바의 지팡이 코스탄 현장 이야기 아바의 지팡이 한 가족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역지로 떠날 때까지 겪어야 하는 어려움들은 첩첩이 싸인 고개를 넘는 산행이며, 한편으로는 가로 막힌 홍해를 건너는 것과 같은 기적의 체험이기도 하다. 부르신 이가 친히 인도하신다는 믿음 없이는 견디기 힘든 고비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하기에, 어려운 산행을 위해 반드시 든든한 지팡이가 필요하듯이, 그 지팡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친히 준비해 주신 지팡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1) 영혼을 사랑하는 훈련을 통하여 새벽에 매달려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내게 보여 주신 것은 광활한 만주 벌판이었다. 날마다 중국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게 하셨고, 만주에 지어진다는 대학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며 기도가 달아 올랐다. 그러나, 중국..... 더보기
[정진호] 한 영혼, 사랑할 수 있나요? 코스탄 현장 이야기 한 영혼, 사랑할 수 있나요? 내 안에 과연 타인을 사랑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 특별히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지속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영혼들을 사랑하겠다고 달려온 사역지에서도 종종 회의에 빠져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결론은 "없다"이다. 인류를 사랑하겠다고 박애정신을 외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인류애를 향한 철학 사상을 전개하고 위대한 저술을 남기는 일도 오히려 쉬운 일이다. 그러나, 내 옆에 있는 힘 없고 고통 받는 소자를 사랑하기 위해 내 자신을 지속적으로 희생하는 일은 내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고아원과 학교를 운영하며 더러는 영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많은 기독교인조차도 쉽게 빠지는 실패와 오류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 그것은 오직 내 안에 계신 성령.. 더보기
[정진호] 부르심의 현장에 다시 서서.... 코스탄 현장 이야기 부르심의 현장에 다시 서서.... 내가 갑자기 를 쓰기로 한 것은 사실 돌발적인 결정이나 다름 없었다. 지난 1년 간 컬럼을 연재하면서 숨가쁜 현장 생활 속에서 한달에 한번씩 무언가 생각하는 글을 떠올려 보낸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을 뿐 아니라, 이론적(?)인 이야기로만 채우기에는 무언가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코스타에 참석하는 후배들을 위하여 지난 90년 코스타 이후로 내 인생 속에서 일어난 엄청난 변화와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고 간섭하셨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고민했는지에 대한 살아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면 그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했던 것이다. 사실은 지나간 일들을 엮어서 쓰는 일이 머리 속에서 생각을 .. 더보기
[정진호] 타임머신을 타고 코스탄 현장 이야기 타임머신을 타고 1994년 8월 4일 오후 5시, 우리 가족은 마침내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수도인 연길시 공항에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황혼이 깔리기 시작한 활주로의 눈부심 속에서 트렁크를 잔뜩 실은 시퍼런 트럭이 좁다란 공항 출구를 빠져나와 시골 역사를 방불케하는 공항 청사 앞에 꾸물거리며 멈추어 서자 저마다 짐표를 흔들어 대며 짐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아우성 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고, 나는 그 모습을 꿈꾸듯 아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의 풍경은 석양에 젖어 초콜릿 색깔로 빛나는 가운데 옛 기억을 더듬어 희미하게 되살아 나는 60년대 한국 거리의 모습이었다. 누추하고 생경한 붉은 간판들로 뒤덮인 거리, 먼지와 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