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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최주희의 사랑이야기

[최주희] 그렇게 하나님을 사랑하였다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찬양을 통해 하늘 보좌에 앉으신 주님을 경배함으로 우리의 사랑을 올려드리기도 하고, 깊은 기도 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앙의 연륜이 쌓이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깊고 넓어지면서, 하나님에 대한 나의 사랑도 더 깊고 넓어지는 것 같다. 찬양과 기도를 통한 마음의 고백뿐 아니라, 삶 가운데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는 나의 선택으로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증명”할 수 있기도 하다. 마음으로 하는 고백이다. 대학 졸업반 때의 일이다. 평소에도 우리 가정은 부모님의 불화와 장애를 가진 동생으로 인한 어려움이 늘 있어왔지만, 그때는 중요하고 심각한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겹쳐 사방으로 우겨 쌈을.. 더보기
[최주희] 은호 생각 은호(가명)는 나와 같은 교회에 다녔던 장애우 형제이다. 지금은 은호가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평강 가운데 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은호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장애우를 섬기시는 강 목사님과 함께 방문했을 때이다. 그 당시 강 목사님과 나는 일주일에 한번 장애우들을 찾아 심방했었다. 강 목사님과 함께 은호 집을 방문했을 때 오래된 주택에 대문은 열려 있었고 은호는 집에 혼자 있었다. 도둑이 들어도 가져갈 물건이 없었겠지만 은호가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아예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은호는 근육병을 앓고 있었다. 근육병은 처음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다가 점차 몸 위로 올라가면서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진행되는 병으로 진행성근마비라고도 부른다. 심한 근육병 환자들은 똑.. 더보기
[최주희] 자존감을 높이기 위하여 자존감은 어린아이에서 시작하여 어른에 이르기까지 늘 따라다니는 신앙의 중요한 이슈이다. 낮은 자존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처는 가족 및 여러 관계에서 일어난 아픔이 원인이 된다. 또한 상처의 치료방법으로 강조되는 내적치유는 주로 상담과 기도에 의존한다. 모두 의미 있는 접근이다. 하지만 낮은 자존감의 원인에는 상처만 있는 것이 아니며, 자존감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도 상담과 기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는 자존감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상처와 내적치유만 지나치게 강조한 면이 없지 않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자존감의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상처와 내적치유를 각각 한손에 부여잡은 채 여전히 자신의 문제 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것이다. 신앙의 진보,.. 더보기
[최주희] 사랑하며 죄를 보며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사람을 향하신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발견하는 축복을 가져다준다. 동시에 사랑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자신의 죄성’에 당황하기도 한다. 결국 사랑은 우리에게 하나님 마음을 발견하는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깊은 내면의 성찰도 가져다주어 우리를 성숙케 하는 것이다. 민수(가명)는 고아원에 있는 아이로 오랜 기간 우리 가정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마음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명절을 같이 지내기도 했는데 그 아이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금은 군대 간 아들 진호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는데, 새벽녘에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나 침대에서 떨어졌어!” 아이의 방에 달려가 안아주며 “저런 놀랬.. 더보기
[최주희] 작은 섬김 큰 열매 10년 정도 여러 명의 개척교회 목사님 자녀들에게 영어공부를 가르친 적이 있다. 개척교회 목사님들의 빠듯한 재정으로는 남들 다하는 영어 과외공부 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르친 아이 중 특별히 기억나는 재미난 아이가 있었는데 바로 성환(가명)이다. 성환이는 성격이 배우 밝고 귀여운 아이였지만 공부 중에도 일어나 여기저기 움직이고 숙제도 자꾸만 잊어버리곤 했다. 여러 말로 타일러 보지만 잘 먹히지 않아 좋은 방도를 궁리하였다. 그것은 성환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때마다 그것을 포착하여 마음껏 칭찬하며 숙제 해 올 때마다 예쁜 스티커를 공책에 붙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티커가 20개가 모이면 문방구에 가서 평소에 사고 싶었던 3천 원 정도의 물건을 사 주는 것이었다. 성환이는 이런 .. 더보기
[최주희]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훈련 나에게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있었다. 출산 시 호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신생아 황달을 심하게 겪으면서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동생 정원이는 평생을 누워만 있었으며, 소변과 대변을 받아내야 했고, 밥도 안아서 먹여주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도 심해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그저 Yes, No 만 눈치로 표시하였다. 정원이가 10살 되던 해 까지 어머니는 그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없이 방황했었다. 좋다는 의사, 좋다는 약, 좋다는 종교는 다 거치며 동생의 회복을 위해 온 정성을 다하셨다.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의 일로 기억되는데, 우리가 대구에서 살 때 어머니는 추운 동지에 팔공산에 올라가 찬물로 목욕을 하시고 불공을 드.. 더보기
[최주희]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정의하고 논하려고 한다면 아마 밤을 새워도 다 정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성도에서 목회자나 신학교 교수에 이르기 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고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역사와 문화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하나님의 존재를 생각할 때 찬송가 가사처럼 바다를 먹물로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언급할 때 우리의 한계를 넘는 깊음과 넓음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 한국기독교를 바라볼 때 한 가지 염려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너무 한 면으로만 치우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용납과 용서, 필요를 채우시고 보호해 주심, 장래를 인도하시고 축복해 주심 등에 대해서는 많이 강조한다. 이로 인한 결.. 더보기
[최주희] 진실을 보려는 눈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하나님이 그들을 창조하셨고 생명주시기 까지 사랑하시는 대상임을 기억하며, 이웃을 귀하게 대하는 것은 사랑의 출발점 일 것이다. 또한 그들의 필요와 기대를 채우고 만족시켜주는 것도 중요한 사랑의 표현이다. 때로는 생각과 의견이 나와 다르더라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역시 사랑이다.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준 사람이라 할 찌라도 주님의 사랑과 능력으로 용서한다면 어쩌면 사랑의 극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바로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져 있는 ‘진실을 보려는 눈’도 사람들을 서로 사랑하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어나는 사건이나 상황을 .. 더보기
[최주희] 집사님, 축하해요... 덕용 집사님은 류마치스 관절염으로 고생을 참 많이 하신 분이다. 고등학교 때 발병한 이후 몸은 계속 쇠약해져 갔고 골격은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거동이 불편하여 직업을 가질 형편은 되지 못하였으나 장애인 복지 기관에서 자원 봉사자로 섬기며 지냈다. 덕용 집사님을 알게 된 것은 교회에서였다. 내가 출석하고 있는 대전 대흥 침례교회는 일찍부터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 대해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그분들을 섬기는데 앞장 서 왔다. 교회 시설이 행여 그분들에게 불편하지 않은지 끊임없이 정비하며, 수화 통역과 지적 장애아동을 위한 사랑부 예배도 준비하였다. 더욱이 교회 안에 마련된 장애우들을 위한 쉼터는 넓고 최신 시설로 만들어져 말 그대로 쉼과 회복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장애를 가지신 분들이 .. 더보기
[최주희] 아들 이야기 나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 침례신학대학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는 남편(이현모 교수)과의 사이에 있는 유일한 자녀이다. 남편과 내가 어렸을 때에는 나라도 가난했고 우리들의 가정도 불우했으며 더욱이 신앙도 없는 가정이었기에 ‘행복한 가정’에 대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우리 아들은 달랐다. 신앙적으로나 세상적으로 많은 것이 갖추어진 ‘행복한 가정’에서 마음껏 즐기고 누리며 큰 아쉬움 없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다. 우리는 이 아들에게 굳이 험난한 환경을 일부러 제공해주지는 않았으나 양육하면서 한 가지 강조한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섬기는 삶’이었다. 즉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거나 무시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삶이었다. 지금 기억하면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