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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반영운의 환경이야기

[반영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V - The Fourth Rs

이코스타 2004년 1월


지금까지 우리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의 방안으로서 3R, 즉 Reduce (줄이기), Reuse (다시 쓰기), Recycle (다시 만들어 쓰기)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위에서 언급된 3R은 주요한 환경보호 방안으로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종종 위의 3R에 한 가지를 덧붙여 4R이라고 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3R은 모든 곳에서 일정하게 사용되는 반면 이 네번째 R은 경우에 따라서 ‘Rethink’, ‘Respond’, ‘Refuse’, ‘Recover’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중에서 Refuse와 Recover는 주로 산업현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의 차원에 Refuse와 Recover를 적용해 보자면 Refuse는 소비자로서 각 개인이 상품을 선택할 때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제품을 선택하지 않거나, 쓰레기 처리방법을 선택할 때 보다 환경친화적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을 말하고, Recover는 다시 사용할 수 없거나 다시 만들어 쓸 수 없는 쓰레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썩을 수 있는 쓰레기를 이용하여 퇴비를 만들어서 반응열을 이용한다든지 또는 만들어진 퇴비를 밭이나 논에 뿌려서 거름으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다음에는 위에서 간략하게 살펴 본 Refuse와 Recover를 제외한 처음 두 가지 R인 Rethink와 Respond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생각하기 (Rethink)

존 모리스 박사 (Morris 1997)는 네번 째 R로서 Rethink를 덧붙이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To the concept of 3Rs, another is sometimes added, a fourth R: Rethink. Serious rethinking has to occur before any serious attempt occurs to reduce and reuse. Recycling has caught favor with the public because it does not require a rethinking of lifestyle in how we use resources. To reduce and reuse is to drastically change peoples’ lifestyles. It is only through a change in lifestyles that the oppressive heartland-hinterland relationship might be altered. www.publicconcern.org/adams_mine_digest/timto/drjohnmorris.html

모 리스 박사는 위 글에서 네 번 째 R인 Rethink (다시 생각하기)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역설하고 있다. 즉 ‘다시 쓰기’와 ‘다시 사용하기’를 하기 전에 ‘다시 생각하기’가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특히 ‘다시 만들어 쓰기 (Recycle)’에 대해 대중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바로 현재 자원을 소비하는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네 번 째 R이라고 불리우긴 하지만 ‘다시 생각하기’를 가장 먼저 두어서 우리의 생활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바꿀 필요가 있으면 과감하게 바꾸어 가는 용기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사실상 현재 우리의 생활 방식은 다분히 대량소비의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한하고 사람의 욕망은 결코 자제되거나 길들여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히 우리의 자원 사용방식이나 생활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 람의 경제생활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이 돈을 사용할 때에는 그 돈으로 사는 것이 어떤 제품인지 면밀히 따져 보아야만 책임있는 경제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나 생산자는 경제적 이윤만 생기면 그 제품이 환경적으로 안전한지 질문하지 않고 만들고 구매하곤 하기 때문이다.

소 비자로서 각 개인의 책임있는 경제생활에는 무슨 제품을 선택하는가도 포함하고 있다. 즉 구매하려는 제품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 값이 싸다면 왜 그렇게 값이 싼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서 물건을 구매해야만 한다. 결국 소비자의 구매행위가 공급자의 생산행위를 결정짓기때문에 무조건 싼 값에 현혹되어서는 안되며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의지가 담긴 소비행위를 통해 환경적으로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시 생각하기’는 자원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나 사용한 물건을 다시 쓰는 것이나 사용된 물건을 이용해서 다시 만들어 쓰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해야 할 최우선적인 요소이다.

반응하기 (Respond)

미 국 환경청 (US EPA)은 네 번 째 R로서 반응하기 (Respond)를 들고 있다. ‘반응하기’는 위에서 살펴 본 ‘다시 생각하기’와 비교해 볼 때 쓰레기 생산행위에 대하여 재고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것에대한 홍보와 교육 그리고 창의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가는 면에 있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면을 포함하고 있다. ‘반응하기’는 크게 ‘교육하기’와 ‘창의적 방법 추구’ 등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 저, ‘교육하기’는 자원 줄이기와 다시 만들어 쓰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리는 것으로서 생태적으로 환경적으로 안전한 상품에 대한 선호를 소비자로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생산자에게나 지역사회 지도자들에게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개인에서 출발해서 지역공동체와 국가 공동체가 함께 움직여져야만 하는 중요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개인이 자원절약과 다시 만들어 쓰기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퇴비만들기 등에 대한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우리 개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가 살기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가꾸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말이 조금은 교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선조들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선택한 경제행위의 결과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의미 심장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하나님을 중심으로 신뢰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들을 통해 우리의 반응을 나타낼 수 있을까?

-   특정 제품의 생산자에게 불필요한 포장과 제품에 사용된 위해요소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편지나 이메일을 보낸다. 덧붙여서 만일 회사의 제품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면 그에 대한 반응도 보여준다.
-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자원 줄이기, 다시 만들어 쓰기, 그 외 다시 쓰기 등의 방법 등의 장점을 알리고 동참을 격려한다.
-   가정이나 일터에서 적절한 곳에 다시 사용가능하고 다시 만들어 쓰거나 다시 만들어 쓸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   인터넷의 게시판이나 직접방문 또는 편지 등을 이용하여 학교 교육의 내용 속에 환경교육을 담고, 그 교육 내용 속에 3R의 내용을 담도록 교육관계 기관이나 의사결정자들에게 요구한다.
-   각 지역사회마다 환경적으로 건강한 쓰레기 프로그램을 갖도록 요구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들에 대해 대안과 함께 의견을 제시한다.

다 음으로는 쓰레기의 양이나 독성을 줄이는데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서 적용해 보는 것이다. 사실 찾아 보면 쓰레기의 양이나 독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은 많이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면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거나 다시 만들어 쓰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작은 부분들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적쟎은 방법들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물건을 담았던 큰 종이 상자를 아이가 놀 수 있는 집으로 꾸밀 수 있다.
-   플라스틱 아이스 크림 박스를 꽃을 키울 수 있는 화분으로 바꿀 수 있다.
-   계란을 담았던 종이 상자를 이용하여 씨를 심어 싹을 틔울 수 있다.
-   폐 타이어 (쇠가 포함된 타이어는 제외)를 이용하여 아이들이 탈 수 있는 그네나 놀이터 기구들을 만들 수 있다.
-   폐 타이어를 적당한 높이까지 쌓아 올려서 감자나 나무 등을 심을 수 있다.
-   잉크나 미술 용품을 살 때 유해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한다.
-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 예를 들어 커피를 사서 보관할 때 빈 커피 깡통에다가 다량을 사서 보관한다.
-   물이나 우유 등의 음료수를 살 경우 다시 사용 가능한 용기 속에 담긴 것을 산다.
-   물건을 주문할 경우 돈을 절약하고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단체로 우편을 주문한다.

환 경을 보호하기 위한 대안을 창의적으로 찾다보면 위에서 든 예들 이외에 보다 다양한 방법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에서 이렇게 생활과 깊이 관련된 논의가 생겨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가려는 시도를 창의적으로 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 소그룹 별로, 구역모임 별로 구체적인 적용방법을 찾아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전도의 대상으로만 보아오던 이웃에 대해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로서의 존재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솔선해서 마을의 일이나 이웃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함께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글을 마무리하며

위 에서 지적된 것처럼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성경이해와 상식과 양심에 따라 이제껏 길들여진 사고와 습관과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온 것들과 들어온 말들이 과연 성경적인가를 질문해 보아야 한다. 특히나 “실제 우리 생활에 적용되는 삶을 성경에 바탕을 두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상수훈의 황금률을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다시 생각해 봐야할 구절들 중의 하나의 예로 삼아 설명하려고 한다.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저 부족한 시도로 생각하고 읽어 주기 바란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위 마태복음 7장 12절은 산상수훈 중에서 황금률로 널리 알려져왔다. 이 구절은 마태복음 7장 7절부터 11절까지 나오는 내용의 결론으로 보인다. 자칫 이 구절들이 기복적으로 이용되어서 많은 이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의 가치관이 성경적으로 변하면 이 문단만큼 실제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며 채찍질하는 구절들도 많지 않다. 7절과 8절에서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행위에 대한 정확한 약속이 제시되어 있고 9절에서 11절까지는 아버지의 예를 들어서 아버지가 아들의 필요를 얼마나 잘 아시는가, 그리고 그 필요를 얼마나 충실히 채워주실 의지가 있으신가를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아버지 (하나님)만을 신뢰할 때 이러한 간구는 하나님의 신실하심만으로 충분히 이루어 주실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듯 하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위 구절에서 말하는 내용의 결론으로 황금률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부족한 견해로 볼 때 황금률은 무엇을 구할 것인가에 대한 간구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신실하심을 믿고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을 지금까지는 우리의 일반적인 삶의 자세로 이해해왔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우리가 아버지께 간구하는 내용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무슨 내용을 담아 구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성경전체를 통해, 그리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의 제자들과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삶을 통해 나타나는 본을 따라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의 현장을 반영한 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아주 현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하며 관계적인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13절에 나타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명령이 바로 간구의 내용과 연결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의사결정이 과연 참으로 이웃을 위하고 내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대접하는 것인지 자로 재보는 판단기준이 되지 않을까?

환 경보호를 위한 시도는 결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며 자칫 혼자서만 바보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황금률을 말씀하신 예수의 정신에 의거하면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더 더욱 환경을 깨끗하게 해야한다. 그것이 사람을 포함한 우리 주위의 모든 자연만물을 이웃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나 이외의 다른 존재 즉 자연만물이 나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길 원하면 그만큼 우리 자신은 하나님의 섭리에 맞게 자연만물의 이치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우리의 삶의 습관과 행위를 바로 잡아가야만 한다. 시편 기자가 누누히 자연의 위대함과 그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사랑하심을 노래한 것처럼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속에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모습이 나타나야만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건강한 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 자는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성경의 여러 곳에서도 ‘생각해 보라’는 명령을 자주 한다. 성경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교만하고 패역한 지 조명하고, 우리의 마음 자세와 행위가 하나님의 섭리에 비추어 어떠한 지 다시 생각하고 회개하면서 환경을 이웃으로 대하는 건강한 삶을 추구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가는 과정의 하나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