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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 사역/코스타 보이스

[코스타 보이스 2009 - 코스타 세미나] 이훈 목사


코스타 세미나는 전체 집회 참석자 천여 명 중 아주 제한된 수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세미나의 중요한 내용이 모든 분께 전달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KOSTA VOICE에서는 코스타 기간에 열리는 세미나 중 다섯 분의 세미나 강사님들을 인터뷰하여 전체의 참석자이 지면을 통해서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만날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이훈 목사 - 샬롬의 의미, 샬롬을 위한 헌신 (주제 세미나)

1. 이훈 목사님, 반갑습니다. 코스탄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해주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이훈 목사입니다. 장로회 신학대학원, 서강대학교, Canadian Mennonite Bible College를 졸업하였고, 1987년 부터 1996년까지 온누리교회 부목사로 주로 소외층 사역을 담당하였으며, 1996년에 캐나다로 이주하여 1998년부터 현재까지 메노나이트 공동체 교회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함께 걷는 순례자(두란노서원)가 있습니다. 1남 4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2. 대형교회의 부목사직을 사임하시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신 것이 특별해 보이는데요, 그런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외층 사역을 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해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형교회 안에도 축복이 많이 있지만 서로의 관계는 깊지 않고 본의 아니게 소외도 있게 되는 것이 안타까웠고, 공동체를 좀 더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공동체 영성이 깊다고 소개 받은 Anabaptist/Mennonite 그룹으로부터 배우려고 13년 전에 캐나다로 오게 되었고, 그 이후 계속해서 메노나이트에 소속되어 사역하고 있습니다.

3. 이번 코스타의 주제가 평화, 샬롬인데요, 주제세미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샬롬은 하나님의 통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통치는 개인적인 그리고 내면적인 경험에 머물 수 없고 오히려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며 실제적인 삶의 변화가 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4. 샬롬의 의미에 관계적인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동체적인 변화, 이웃과의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화에 대해 기독교적인 특수한 의미로서의 샬롬이 어떤 것일지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앙과 종교는 내면적인 필요에서 시작되지만 기독교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회복과 화해입니다. 하나님의 뜻인 샬롬은 인류가 스스로 만든 모든 분열과 장벽을 극복하여 화해와 하나됨에 이르는 것인데,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로 중심에 있는 것이겠지요. 기독교의 샬롬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 곧 십자가를 통한 화해와 하나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5. 목사님께서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 아나뱁티스트는 기독교 평화주의로 근래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기독교 평화주의를 소개해주시죠. Anabaptist/Mennonite 역사, 현재 공동체의 모습도 간단히 소개해주시고, 이런 전통이 한국 기독교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역시 예수 그리스도께 충실한 것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갈등과 분쟁이 있는 지구촌에서 그리고 가깝게는 갈등과 분쟁의 현장인 가정과 교회에서 사람들은 흔히 평화를 위해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평화도 힘의 균형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도 힘을 갖고 그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흔적이 많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 평화주의를 실천하는 Anabaptist/Mennonite는 지난 역사 속에서 그리고 현재도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에 신실하려고 노력해 왔고, 오해와 박해도 받았었습니다. 평화주의의 입장은 갈등과 분쟁이 많은 세상에서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모범으로 삼는 것인데, 세상에서 힘을 갖거나 기르려고 하지 않고 보이는 힘으로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으로 접근할 때 진정한 평화가 다가올 것이라고 믿고 실천하는 것이지요. 진정한 교회는 어떤 모임이어야 하는지,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세상에서 어떤 부르심을 받고 있는지 등에 아쉬움을 많이 갖고 있는 한국 기독교에 Anabaptist/Mennonite는 건강한 도전과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6. 세상을 향해 용기를 갖는다고 할 때, 샬롬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구현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샬롬에 근거한 공동체의 구성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나요?

또한 어떤 공동체든 조직과 제도가 생겨납니다. 그 조직과 제도는 구성원의 패러다임이 담겨 있습니다. 현실의 기독교 조직과 제도는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주변 사회의 조직과 제도를 본받아 왔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이 주변 민족을 본받아 왕정제도를 갖게 된 것처럼, 신약 이후의 교회도 왕정시대에는 그 조직과 제도를, 봉건시대에는 그런 조직과 제도를, 민주시대에는 그 조직과 제도를 본받아 왔습니다. 그 모든 조직과 제도는 세상에서의 안전과 번영이라는 목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는 오직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그리고 사람(개인이나 소수의 리더)에 의해서가 아닌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통치인 샬롬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대안적 조직과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 각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 살아가려는 진지한 헌신이 필요할 것입니다.  

7. 세상을 향해 용기를 갖는다는 것이 세상을 정복하거나 지배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독교 공동체가 세상을 대할 때, 약자일 때뿐 아니라 어느 정도 힘이 있는 공동체일 때에도 어떤 태도를 갖고 대해야 합니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겸손일 것입니다. 숫자든 권력이든 물질이든 보이는 힘은 사람들을 움직이는 파워가 있습니다. 기독교 공동체가 보이는 힘을 갖게 될 때 언제나 영적으로는 어두웠던 역사를 기억하고, 적어도 그 힘이 바깥 사람들에게 위협이나 부담이 되거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지니셨지만 끝까지 섬김의 길을 가신 예수님의 겸손과 선택이 중요할 것입니다. 

8. 기독교인들이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현재 많은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더 깊은 영성, 지혜와 덕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요,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깊이 있는 영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보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구세주(Savior)로는 고백하지만 교회의 존재(Being)와 실천(Doing)에서 진정 주(Lord)와 모범(Example)으로 삼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교단의 전통을 유지하고 세상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에 효율적인 길을 선호하고, 세상에서의 성공적인 리더십 모델이 더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에 보다 집중하고, 또 한 특정한 리더에 의존하는 경향을 벗어나서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들과 몸인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며 배우는 실험과 노력을 통해 공동체를 통해 우리를 양육하고 세워가시는 주님의 손길을 더욱 풍성하게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