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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과 예배/이유정의 예배를 이야기하자

[이유정] 예배의 힘 “이제부터 너희에겐 세 가지 자유가 없다. 첫째 말 할 자유, 둘째 행동할 자유, 셋째 웃을 자유!” 1983년 초여름, 삼 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에 도착하자마자 매섭게 생긴 교관이 던진 서리에 찬 말이다. 눈썹까지 내려온 모자를 눌러쓴 조교의 검게 그을린 얼굴 때문인지, 그 밑에 겨우 보이는 하얀 눈은 마치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빛처럼 매섭게 빛났다. “뒤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말이 떨어지자마자 30여명의 신병은 연병장을 구르기 시작했다. 조교는 뙤약볕 무더위에 아랑곳 않고 어리벙벙한 신병들의 사회티를 벗겨내기 위해 군기를 잡는데 혈안이었다. 소금을 먹지 않으면 쓰러져 거품을 물 정도였다. 2시간 넘도록 연병장을 뛰고, 구르는 동안 문득 이제 나는 더 이상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 더보기
[이유정] 예배와 격리된 회중 최근에 출간된 책 한권을 소개한다. CCM 아티스트인 마이클 카드의 ‘애가’(A Sacred Sorrow)이다. 번역은 ‘많은물소리’ 편집자인 황병구씨이다. 다음은 그 책의 일부이다. “주일 아침 나는 회중 가운데 서 있다. 방금 시작된 예배는 곧 ‘무르익는다.’ 내 곁에선 내가 알고 또 신뢰하는 사람들이 경배의 경험 속으로 ‘들어간다.’ 몇몇은 손을 든다. 모든 회중에게 요구되는 것은 아니기에 모두가 그러지는 않는다. 또 어떤 이들은 눈을 감는다. 나를 둘러싼 이 사람들은 모두 내 친구이자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이다. 이들은 내가 도달해 보지 못했고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깊은 곳까지 달 수 있는 이들이다. 20분쯤 지나면 경배의 시간은 마무리된다. 내가 느낀 것은 너무 오래 서 있어서 생긴 다리 통.. 더보기
[이유정] ‘주의 성소로 가는 길’ 작곡 배경 최근에 어노인팅 대표 박철순 간사가 안식월을 맞아서 저희 집에서 1주일 정도 머물 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에 있을 때도 갖지 못한 진한 교제를 10년 만에 누렸습니다. 지난 20년간 예배사역의 현장 밑바닥부터 오직 예배 하나로 달려온 그의 삶이 오늘의 어노인팅을 있게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의 예배찬양 운동이 지역교회 현장보다는 패러 처치 중심인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습니다. 예배신학은 지역교회 예배의 특징을 공동체적 영성으로 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예배 세미나, 컨퍼런스 주제들이 예배자의 개인적인 삶이나 예배의 본질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7년간 언투유 예배사역은 공동체적 영성과 사역의 체질을 회복하는데 주력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박철순 간사와의 만남을 통해 개인, 공.. 더보기
[이유정] 커피전문점에 임한 하나님의 임재 지난 3월 말, 정신없이 돌아가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에서 영주권 분실로 귀국 일정이 한 두주 늦춰진 붕뜬 상황에서 사랑하는 교회와 가족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국을 떠난 10년의 세월이 주는 단절감에 어디를 가나 낮선 건물과 도로, 새로운 시설들이 문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방문 2주째 화요일, 대사관에서 기대했던 출국 일자 답변을 듣지 못해 낙망해 있던 날... 정신없이 바빴던 지난 2주 만에 저녁 약속 전 두 시간 넘는 여유가 있었고 허탈한 제 발걸음은 인근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 제목들이 눈에 띄었으나 다 바람 같았습니다. 무엇을 볼까 10여 분간 씨름하다가 표사는 줄에도 섰지만 결국 마음이 내키질 않아 포기하고 바로 옆에 있는 영풍.. 더보기
[이유정]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해마다 봄, 가을이면 교우들의 당면 과제, 교회의 필요 등을 고려하여 담임 목사와 부교역자들이 특새의 주제를 고르기 위해 고심합니다. 특별히 올 가을은 ‘전 세계 증시 공황상태’, ‘금융공룡 리먼 브러더스의 부도’, ‘1930년 미국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한국 상황도 ‘환율 폭등’, ‘코스피, 코스닥지수 연중 최저점 경신’, ‘주가 18년 공든 탑 1년 만에 무너지다’, ‘실물경기침체’ 등 연일 최악의 보도가 미디어를 장식해 왔습니다. 그 영향으로 미주 한인교회들 마저 헌금이 급감하는 등 ‘불황 찬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특새의 주제는 의외로 쉽게 결정되었습니다. 처음 이 주제가 추천되었을 때에 예년과는 달리 모두들 이견 없이 찬성했습니다. 주제는 .. 더보기
[이유정] 거룩한 영적 낭비 2006년 코스타에서 자주 들었던 문구 중 하나가 '영적 낭비'이다. 30명이나 되는 많은 강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영적 포텐셜에 비해 일주일 동안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주강의 한번, 또는 강의 몇 번에 상담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것도 사례를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비, 가족 등록비까지 책임지고 자비량으로 섬기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일리가 있는 말로 들린다. 실제로 한국, 연변,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오신 강사들의 경우는 거의 10일 정도가 강의 몇 번을 위해 낭비(?)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은 이것을 낭비가 아닌 거룩한 투자로 본다. 사도행전 8:26이하를 보면 주의 천사가 빌립에게 이상한 명령을 내리신다. 명령의 내용은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가는 사막 길로 무작정.. 더보기
[이유정]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윌로우크릭교회?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윌로우크릭교회?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윌로우크릭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평가는 지나친 감정적 대응 아니면 무비판적인 수용 등 양극단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옥성호의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책에서 이 교회를 전형적인 마케팅교회로 정면 비판했습니다. 여기서 이 책에 대해 비평의 잣대로 반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한 그가 ‘마케팅에 물든 교회’로 규정하는 기준이 ‘부족한 포스트모더니즘 이해’를 근거로 한다는 아쉬움도 크게 반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의 용감한 지적이 최근 윌로우크릭교회와 네트워크 교회들이 그들의 사역 철학과 프로그램에 대해 수년간 연구한 결과를 세상에 발표한 ‘Reveal: Where Are You?’(2007)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더보기
[이유정]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최근 시애틀 평강교회 집회를 마친 다음날, 오승현 전도사와 함께 후배 피아니스트 안선 집을 방문해서 오랜만의 반가운 회포를 풀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숙소가 넓은 만 건너편에 있는 관계로 페리호를 타고 건너 야 했습니다. 가는 길 앞차들이 속력을 내지 않아 겨우 제 시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만 차(boat is full)였습니다. 코앞의 뱃길을 포기하고 먼 길을 돌아와야 했지요. 문득 시애틀에 사는 모 교회 선배 원순이 전도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선배는 1년 전에 폐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라 시애틀에 오면 문안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마침 돌아가는 길목 인근에서 15분 즈음 남쪽에 살고 있었습니다. 스케줄 상 이날이 아니면 방문이 불가능했기에 바로 달려갔습니다. 금만 캐라 마중 나오.. 더보기
[이유정] 광우병사태와 인간의 존엄성 요즘 한국 광우병 사태를 보면서 마음이 찹찹합니다. 우왕좌왕하는 정부도, 초등학생까지 참여하는 국민적 촛불시위도, 종교계의 대처 그 어느 곳에서도 가슴 시원한 해법이 보이질 않습니다. 생산적인 논쟁보다는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 ‘천민 민주주의’ 등 유희적 논쟁으로 매체가 들끓습니다. 비난을 위한 비난의 소리가 더 깊은 불신의 병을 낳을까 염려됩니다. 광우병을 둘러 싼 몇몇 입장에 묘한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시민들과 야당, 국민대책본부가 여당과 정부, 대통령을 향해 쏟아내는 성난 목소리, 그 속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졌습니다. 플래카드마다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비난의 소리가 가득합니다. 질책을 넘어 인격 모독입니다. 대통령을 무슨 길거리 촌부 취급합니다. 참여정권을 심판한다는 국민의 힘에 의해 .. 더보기
[이유정] 옥합을 깨뜨린 찬양, 달렌 첵의 'Shout to the Lord' 달렌 첵이라는 여성 예배인도자를 소개합니다. 현재 전 세계 예배찬양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호주의 힐송쳐치의 예배 담당 목사입니다. 그녀가 작곡한 “내 구주 예수님(Shout to the Lord)”이란 곡은 1993년 처음 발표되어 전 세계 50여개 이상의 음반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녹음되었습니다. 그가 속한 힐송교회에서 해마다 제작되는 경배와 찬양 실황 음반은 순식간에 전 세계 교회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쓰임 받게 된 그녀의 젊은 시절이 문득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쓴 책을 뒤져보았더니, 달렌의 시작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단지 주님을 알기 위해 교회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커피를 타고, 심부름하고, 무슨 일이든지 할 일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하고 싶어 하는 젊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