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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동체/성경강해

[조경호] 회복되는 하나님의 나라, 치유되는 자아.

KOSTA 성경강해

회복되는 하나님의 나라, 치유되는 자아.

복종의 사회학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 준수 교수는 "뇌 중풍환자의 30%-50%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분노와 우울증이 밖으로 폭발할 때 대구 지하철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002년 정신질환자가 일으킨 범죄는 1,447건에 이르며 한국에 약 16만 명의 심한 우울증환자가 방치되고 있다. "혼자 죽기 억울해.." 세상에 대한 원망이 깊어가고, 살기 점차 힘들어지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대인관계 파괴와 소외감에 절망한다. 서울대병원의 보고는 충격적이다. 20세 이상의 남자 45%가 인격이상징후가 있다고 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범죄는 소외감이 가져온 절망과 자포자기 행동이었다.

인간관계 파괴는 영적인 삶에도 치명적이다. 고든 맥도널드 목사는 그의 저서 <영적인 열정을 회복하라(Restoring Your Spiritual Passion)>에서 "열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님의 사람이 되려는 열정, 믿음으로 살며, 아낌없이 주를 섬기고 봉사하려는 열정, 자신을 통제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열정,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소망하는 열망이다. 그러나 이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열정을 얻는 지름길도 쉬운 길도 없다. 신비로운 해결책도 없다. 열정을 계속 공급받는 사람들만이 꼭대기로 오를 수 있다. 한 개인을 누구보다도 뛰어나게 만드는 힘은 열정이다.." 열정은 마치 만나와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하루치 음식을 광야에서 거둬들여야 하듯 열정도 매일 새롭게 채워야 한다. 만나를 오래 간직하면 곰팡이가 펴서 먹을 수 없듯이 열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어 못쓰게 된다. 주님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뒤에 쳐져 구경꾼으로 남겨지는 것은 열정의 비밀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울은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3:13-14) 고백했다. 바울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주를 섬겼다. 쉽게 열정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죄의식과 패배감, 지루한 종교행위를 힘겹게 치루고 있다.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고든 목사는 다시 모으기를 하라(Re-collection)고 권면한다. "나"라는 조각을 다시 모아야 한다. 영적인 열정과 에너지의 저장고가 되게 해야 한다. 흐트러진 열정을 다시 회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하나님께 대한 목적과 헌신의 다짐, 비전과 소망의 에너지를 다시 되찾아내야 한다. 다시 모으기의 세 가지 원칙이 ?특별한 시간. 특별한 예배. 특별한 친구들?에 있다. 세 가지 원칙은 바울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특별한 예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특별한 시간/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특별한 친구들"(엡5:18-21) .

특별한 친구들. 모세가 아말렉 족속과 전쟁할 때 ‘특별한 친구’들의 관계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승리는 특별한 친구들에게 달려있었다(출17:9).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우리도 주를 섬기다 피곤에 빠질 때가 많다. 모세의 팔이 피곤할 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군대는 패배하고 있었다. 모세의 팔이 내려와서는 안 된다.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아론과 훌이 모세를 앉히고 좌우에서 그 팔을 붙들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세가 언덕 위에서 팔을 들고 있는 동안, 여호수아는 골짜기에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출17:13). 모세의 주소록에는 특별한 친구들이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잠재력을 증가시키거나 피곤을 막아주고, 약점을 막아주기 위해 동료의식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의 분주한 생활과 시간 속에서 특별한 친구들을 위한 시간이 할애되어야 한다. 특별한 친구들과 교제하고, 서로 양육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을 그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특별한 친구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영적 일과 중 하나여야만 한다. 바울도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이방인 전도를 위해 특별한 친구들을 양육하고 그들을 곁에 두었다. 그의 주소록에는 바나바, 마가요한, 디모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누가, 실라, 두기고..등 많은 친구들이 함께 있었다.

바울은 성령 충만한 삶의 중요한 원리로 제시한 "복종의 사회학"을 깊이 있게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5:21). 복종은 사람에 대한 비굴한 노예적 굴종이 아니라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의 자발적 봉사를 뜻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피트코언은 지난 18년간 1천 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에서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선택하는 실험을 통해 행복의 공식을 발표했다. P+(5×E)+(3×H). P는 개인적 특성으로 인생관, 적응력, 탄력성을 의미하고, E는 생존조건으로 건강, 인간관계, 재정상태를, H는 더 놓은 수준의 조건으로 자존심, 기대, 야망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행복공식은 "생존조건이 개인적 특성에 비해 5배, 자존심, 야망등 더 높은 수준의 조건은 개인적 특성에 비해 3배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인간의 행복은 건강과 돈 대인관계가 훨씬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흥미와 취미를 추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현재에 몰두하고, 운동하고 휴식하는 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조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도의 머리되심

그리스도인의 모든 인간관계는 세 가지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머리됨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부부관계(5:22-33). 부모와 자녀 관계(6:1-4). 사회생활(6:5-9). 가정과 사회적 관계에서 모든 인간관계가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중심으로 관계되어 있다.
  •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5:22)
  •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5:25)
  •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6:1)
  •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6:4)
  • 단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 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6:7)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도 인간관계의 비밀을 가르쳤다. "그러나 나는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 각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시라"(고전11:3) . 여자-남자-그리스도-하나님으로 이어지는 헤드십의 관계는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행복한 삶이 만들어진다는 행복공식을 이해하게 된다. 헤드십의 관계는 사랑의 관계이며, 서로 섬기고 돌봐야할 섬김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실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삶의 관계에서도 머리가 되신다. 우리의 인간관계가 그리스도 중심으로 이해되지 않음으로 인해 관계가 파괴되고 그로 인한 피해가 가정과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환경과학자 데이비트 왠은 현대인의 소비 지향적이고 물질주의 적인 삶을 ‘어플루엔자’ Affluenza 유행성독감과 같은 전염성으로 비유했다. 소비적이고 쾌락적인 삶은 과중한 업무, 많은 빚, 근심과 낭비등 증상이 수반되며 퇴치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방법은 검소한 삶과 자연에 접하는 단순한 삶 그리고 공동체생활에 있다고 지적했다. 느림의 자세와 단순함의 실천이 경쟁의식에서 떠나 자신만의 장점과 가능성을 개발하는 삶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연과 친해지는 삶과 사람과 사람이 함께 모여 숨쉬는 공동체의 삶을 통해 잃어버린 인간의 소중한 자아상을 회복할 수 있다. 참된 공동체를 회복하려면 먼저 모든 인간관계에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이 계심을 알고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섬기는 사랑"을 깨닫는 그리스도의 주재권이 선언되어야 한다.

두 가지 전쟁.

750여명의 호주 여인들의 누드 사진이 신문 1면에 컬러사진으로 실렸으나 선정성 시비가 없었다. 호주의 이라크 전쟁 참전 반대 시위였기 때문이다. 'NO WAR' 알몸으로 글자를 만들어 전쟁반대 시위를 연출하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축하행사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가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 러시아, 중국을 끌어 들여 형성한 반전전선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결국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라크 전쟁이 지구촌을 동맹구도로 재편하고 말았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석유독점을 위한 미국 패권주의를 그대로 드러낸 전쟁이었다. 모든 인간관계에도 비슷한 두 가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 야망의 전쟁. The Battle of Ambition. 야망은 앞장서 가려는 충동이다. 야망은 거룩한 언어로 포장되어 나타난다. "주님이 나를 부르셔서...하나님의 뜻이면.. 문을 여시면..." 야망은 보상과 명예가 있는 자리에 유혹을 당한다. 개인적인 야망과 그리스도의 왕국으로 향하는 열정은 서로 비슷해 보인다. 둘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는 전진하고 싶어하고, 자신과 재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어한다. 우리는 기회를 노리고, 자신을 높이고 싶어한다. 주목받는 것을 열망하고, 더 높은 명성을 주는 자리라면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한다. 영적인 열정과 야망은 한 공간에 함께 있을 수 없다. 야망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끊임없이 정신적 게임을 시도하고, 자신의 처지와 하는 일을 만족하지 못하게 한다. 성령의 빛이 없이 야망을 볼 수 없다.
  • 교만의 전쟁. The Battle of Pride. 야망의 친구는 성공을 다룰 능력이 없는 교만이다. 웃시야 왕은 교만의 경계가 되는 성경인물이었다.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의 사는 날에 하나님을 구하였고 저가 하나님을 구할 동안에는 하나님이 형통케 하셨더라"(대하26:5). 웃시야는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군대를 재조직하고 열악했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저가 강성하여지매 그 마음이 교만하여 악을 행하여.."(대하26:16) 몰락이 이어졌다. 결국 웃시야는 문둥이로 심판 받아 죽는다. 교만이 가져온 비참한 종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망과 교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간다. 그들에게 인간관계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리스도는 없다. 자신의 이익을 따라 인간관계가 맺어지고, 끊어지며, 다시 비겁한 거래가 계속될 뿐이다. 야망의 세상에서 인간은 철저한 이용물일 뿐이다.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폐기될 뿐이다.

한국사회는 ‘사오정’의 시대를 맞았다. ‘45세 정년을 맞는 시대’라는 뜻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60년이었을 때, 20년 공부하고, 30년 일하고 10년쯤 죽음을 기다렸다. 평균수명이 80년인 지금, 30년 공부하고, 10년 일하다가 퇴출 당하고, 40년을 막막하게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정년 이후 살아가야 할 시간이 20-30년으로 우리 사회의 중간허리 부분인 40대가 불안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 40대가 불안한 시대는 오래가지 못한다. 40대를 불안에서 해방해야 한다고 정 진홍 교수는 지적한다. 한국정부가 40대를 살려내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한다. 불안한 40대로 인해 가정도 깨어지고, 남자들의 존엄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크게 약화되고 있다. 야망도 교만도 상실한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사오정 남자들은 이 시대에서 패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남편과 아버지의 위치와 권위가 인정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주님은 어디에 계신 것일까? 주님을 섬긴다는 말이 공허한 말로 남을 뿐이다.

회복되는 하나님 나라, 치유되는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교회와 가정과 사회에서 그리스도 중심의 인간관계가 회복되어야 한다. "내가 사는 것이 그리스도라" 바울의 선언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따뜻한 인간관계 회복으로 성취되어야 한다. 중국 선교사로 평생을 바친 허드슨 테일러 부부는 따뜻한 부부애와 동료의식으로 온 힘을 다해 주를 섬길 수 있었다. J.C. 폴록은 테일러 부부를 묘사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 허드슨은 자기 아내를 모질게 대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영적인 성숙함과 고요함. 확고한 신앙과 애정으로 활력을 끄집어내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그리고 남편이 하는 모든 일에, 그녀에게 있는 힘을 모두, 그녀의 총명한 머리 속을 스쳐 가는 생각을 모조리, 그녀가 가진 사랑과 힘도 모두 쏟아 부었다. 그녀는 남편 허드슨으로 하여금, 자신을 고갈시키도록 허락해주었고, 때로 그의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이기적으로 흐를 때도 그녀는 그것조차 의식하지 않았다." 오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섬긴다고 말하는 우리에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 우리의 허상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다. 우리가 어디서 허드슨 테일러 부부에게 보여진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경험할 수 있을까? 부부사이에서도 서로 마음을 줄 곳 없어 외로워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님 안에 산다는 말은 거짓일 뿐이다. 황폐한 땅 중국에서 평생을 허비하면서, 그렇게 소중한 사랑으로 한사람 곁에 특별한 친구로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그리스도"이셨다. "주여 우리의 눈을 열어주셔서 모든 인간관계에 주님이 계심을 보게 해 주옵소서" 그리스도의 주재권을 인정한 겸손한 종들에 의해 무너진 하나님나라는 다시 재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최인호씨와 김수환 추기경께서 대담을 나누셨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네. 나 역시 평생 이 짧은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도 도착하질 못했네.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자기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마음 한가운데 계시는 하나님께 나아가고 예수님을 닮아가야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씀하셨다. 마음 한가운데 계신 하나님...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 한가운데 계신 주님이셨다. 평생 주님께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나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