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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

하드코어 엔지니어 중학교 때 읽었던, 상대성 이론을 쉽게 설명한 교양서적 한 권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의, 아주 짧고 쉬운 책이었는데 저는 그 책을 몇 번씩 다시 읽으며 흥분했었습니다. 사물의 근본을, 세상의 이치를 밝혀내는 물리학에 저는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제가 제 아버지를 따라 의사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저는 의사가 아닌 이공계를 택했습니다.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졸업했던 대학은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때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택하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원하는 전공을 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물리학을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가 아님을 깨달았기 때.. 더보기
[최주희] 결혼 준비 많은 경우 결혼을 위한 준비는 결혼할 대상이 있고 결혼날짜를 잡으면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혼식’을 위한 준비이지 진정한 의미에서 결혼준비라고는 할 수 없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위한 준비에는 많은 돈을 들이고 계획을 세우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서 정작 진짜 해야 할 결혼준비에는 너무나 소홀 한 것을 본다. 그 결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유무와 상관없이 가정들이 깨어지고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결혼준비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을 안정감 있고, 책임감이 있으며, 진실한 사람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먼저 안정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안정감이 있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하며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다. 반대로 안정감이 없는 사람은 감정의 기복이 .. 더보기
[양승혜] 엄마의 복음 신앙을 지켜나갈 때 가장 많은 필요를 느끼는 것은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멘토가 좋은 멘토인지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될 수 있으면 가족이나 나를 잘 아는 사람보다는 제 3자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는 가족이면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우리 엄마가 나의 멘토이다. 우리 집은 딸만 셋인데 가장 먼저 결혼한 막내가 선교사로 M국에 가있다. 사람들은 ‘오지’라고 말하는 곳이지만 동생말로는 그곳도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교회에서 하는 선교에 열심히 동참하시고, 선교의 중요성도 잘 알지만 막상 자식들이 선교사가 된다고 하면 반대부터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조금 다르시다. 두 분 모두 .. 더보기
이 시대에 엔지니어로 열심히 일한다는 것 제가 자주 들르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제가 그곳에 글을 쓰거나 하는 형태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거의 매일 들러서 올라오는 글들을 보곤 합니다. 그곳에는, 지금 대학생으로부터 제 나이 정도 되는 사람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눕니다. 대부분은 공대생/공학자/엔지니어입니다. 이들은 자신을 스스로 ‘미싱공’이라고 칭합니다. 그 논리는, 60-70년대 한국의 경제 성장이 ‘미싱공 언니’들의 노동착취를 통해 이루어졌다면, 21세기 초반 한국의 경제 성장은 현대판 미싱공인 엔지니어들의 노동착취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45세면 다니고 있던 회사 나와서 뭐 하며 살지 막막해지는 현실은 40년 전 미싱공 언니들의 사정과 크.. 더보기
[이영길] John과의 만남 John은 [가명] 칼빈대학 학생이다. 칼빈대학에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어서 학교에서 나에게 학생하나를 멘토하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여 최소한 한해 한명은 기도하면서 성실히 섬길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고 허락하여 만난 학생이 John이다. 나와 John은 격주에 한번씩 만난다. 보통 두시간, 어떨땐 조금 넘을때도 있고 또 모자랄때도 있지만 우리는 정기적으로 만난다. 지난 가을 학기 부터 시작하여 이번 봄 학기 까지 꾸준히 만났다. 만남 초기의 대화는 삶의 문제를 꺼내 놓고 그 해결을 위한 상담이었다. 삶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과 지혜가 없음을 분명히 알고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이다. 주로 만남이 있기전 우리의 만남 앞두고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또 우리의 만남을 의탁드린다. 이렇게 우.. 더보기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작년이었던가요, 제가 어떤 지방에 가서 다른 교회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gpKOSTA를 마치고 제가 아는 어떤 분이 담임목사님으로 계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 목사님께서 제게 주일 예배에서 간증해 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제 간증을 하는 것을 늘 불편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간증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그 목사님께서 워낙 완강하게 말씀하셔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형편없는 간증 동영상이 제 아내에게 입수된 것이었습니다. 제 아내는 그 간증을 듣더니 다시는 다른 곳에 가서 이렇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도 듣기 어려웠다나요. 그 간증의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습니다. ‘나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다. .. 더보기
[최주희] 신뢰성(Faithfulness) 사랑의 공동체는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요구하시고 기대하시는 중요한 주제이다.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램이기도 하다. 늘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어서 사랑을 마음껏 주고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의 공동체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목사님의 설교나 좋은 책들, 또한 구역이나 셀 모임에서 그렇게 많이 강조하였건만 여전히 우리들에게는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 남아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 교회는 지난 이십여 년 동안 기독교 상담의 좋은 영향을 받아 왔다. 그리하여 공동체 가운데 자기를 개방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며 서로 이해하고 용납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고 또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여기에.. 더보기
[이영길] 영혼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 제법 오래된 이야기다. 아내와 내가 아끼고 사랑하던 자매가 하나 있었다. 우리 부부와 아이들은 자매의 사랑을 흠뿍 받아왔다. 자매는 또한 교회에서 열심히 하나님과 지체들을 섬기고 있었고, 그 섬기는 모습은 볼수록 아름답기도 하였지만 은혜가 충만하기도 하였다. 이같은 자매를 형제들이 가만히 두겠는가? 자매는 교회에서 어느 청년과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들의 관계는 아주 가까워져 갔다. 나또한 이 커플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제법 흐뭇해 하였고, 다른 지체들도 둘의 사귐을 기뻐하고 있었다. 선남.선녀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한쌍같아 보여서 흐뭇해 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 늦게 자매로 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과 별거중인 남편이 미국에 막 도착하였고, 자신을 찾고 있으며, 만나게 .. 더보기
[최주희] 그렇게 하나님을 사랑하였다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찬양을 통해 하늘 보좌에 앉으신 주님을 경배함으로 우리의 사랑을 올려드리기도 하고, 깊은 기도 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앙의 연륜이 쌓이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깊고 넓어지면서, 하나님에 대한 나의 사랑도 더 깊고 넓어지는 것 같다. 찬양과 기도를 통한 마음의 고백뿐 아니라, 삶 가운데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는 나의 선택으로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증명”할 수 있기도 하다. 마음으로 하는 고백이다. 대학 졸업반 때의 일이다. 평소에도 우리 가정은 부모님의 불화와 장애를 가진 동생으로 인한 어려움이 늘 있어왔지만, 그때는 중요하고 심각한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겹쳐 사방으로 우겨 쌈을.. 더보기
[최주희] 은호 생각 은호(가명)는 나와 같은 교회에 다녔던 장애우 형제이다. 지금은 은호가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평강 가운데 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은호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장애우를 섬기시는 강 목사님과 함께 방문했을 때이다. 그 당시 강 목사님과 나는 일주일에 한번 장애우들을 찾아 심방했었다. 강 목사님과 함께 은호 집을 방문했을 때 오래된 주택에 대문은 열려 있었고 은호는 집에 혼자 있었다. 도둑이 들어도 가져갈 물건이 없었겠지만 은호가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아예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은호는 근육병을 앓고 있었다. 근육병은 처음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다가 점차 몸 위로 올라가면서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진행되는 병으로 진행성근마비라고도 부른다. 심한 근육병 환자들은 똑.. 더보기